유전체지도의 기초정보가 되는 클론을 들어보이는 최인호 교수.

한우(韓牛)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전체(遺傳體·한 개체의 유전자들을 포괄적 지칭하는 용어) 지도 초안'이 영남대 생명공학부 최인호(崔仁浩) 교수팀에 의해 국내 최초로 완성됐다. 한우 연구 및 개량을 위한 전기(轉機)가 마련됐다는 게 학계의 반응이다.

최 교수팀이 완성한 유전체지도 초안에는 한우가 가진 염색체 30쌍(약 30억개의 염기쌍)의 기초 유전자정보가 모두 담겨 있다. 순종 한우의 백혈구에서 채취한 15만개의 유전자 토막(클론·유전적으로 동일한 세포군) 중 2만여개의 말단 염기서열을 밝혀내 각 토막별로 ID를 부여한 것이다. 사람의 지문으로 개인 신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유전자 토막의 염기서열을 분석·보관함으로써 각 위치를 결정짓고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또 유전자지도가 완성될 경우, 외국소와의 유전자 비교는 물론, 한우의 우수한 품종개발, 질병원인 분석 등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최 교수팀은 밝혔다.

이와 함께 최 교수팀은 유전자 토막들을 장기보관할 수 있는 '한우 유전체도서관(bacterial artificial chromosome library)'도 설립했다. 이는 유전자연구의 기초적인 인프라 시설인 유전체도서관은 유전자변형을 막기 위해 영하 80도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는 냉동보관시설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내외 학술지를 통해 곧 발표될 예정이며, 최초로 밝혀낸 약 3만8000건의 한우 유전자정보(약 2300만 염기서열)도 조만간 세계유전자은행에 등록될 예정이다.

최 교수는 "유전체지도 작업은 김정호 선생이 대동여지도를 만들어 우리나라 지형을 알 수 있게 했듯, 유전체지도를 만들어 한우를 지켜가려는 작업 중 하나"라며 "앞으로 15만개 클론 중 나머지 13만개의 서열을 분석해 유전체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남대 생명공학부 분자생물학 연구실 학생들과 여정수 교수(경북한우클러스터사업단장), 생명공학원 박홍석 박사, 인제대 의대 이용석 교수 등으로 구성된 최 교수팀은 지난 2002년 3월 농촌진흥청의 '바이오그린 21'사업에 선정되면서 한우 유전체 연구에 돌입, 15억원의 연구비를 투자해 5년여 동안 연구활동을 벌인 끝에 이 같은 성과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