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성수열(24)씨는 튜닝 마니아다. 티셔츠, 모자, 신발, 심지어 공책 표지까지 모두 튜닝 투성이다. 튜닝(Tuning)은 ‘조율, 개조하다’는 의미. 기존 제품을 ‘하나밖에 없는’ 자기만의 디자인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보통은 물감과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 가장 흔한데 수열씨는 다르다. “귀찮잖아요. 자칫하면 망치고요. 그래서 저는 찍어요. 요즘 가장 인기인 해골부터 별까지 갖가지 모양의 스탬프를 물감에 묻혀 찍거나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찍거나!”

요리, 사진 등 연기 밖 세계에 호기심이 많은 영화배우 배두나씨도 요즘 튜닝에 '필'이 꽂혔다. 특히 운동화 리폼(ref orm)을 좋아한다. 체크 무늬 캔버스화의 뒤꿈치에 날개 모양의 브로치를 달아 신는가 하면〈사진〉, 무늬 없는 흰색 운동화에 전사지를 이용해 갖가지 무늬를 판박이한다.

올 봄 10대들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튜닝 바람이 한 단계 진화하고 있다. 뭣보다 쉽고 간편해졌다. 튜닝이 더 이상 그림 잘 그리고 손재주 좋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 가장 애용되는 방법은 스탬프다. 오프라인 대형 문구점은 물론 온라인에서 요즘 뜨고 있는 수천 가지 문양의 스탬프를 활용, 직물 물감에 찍어 자기만의 개성을 표현한다.

전사지도 애용된다. 문방구에서 전사지를 구입한 뒤 프린터에 넣고 마음에 드는 문양을 골라 출력시키는 방법. 튜닝하고 싶은 물건에 문양이 새겨진 전사지를 대고 다림질해주면 완성된다. 이마저도 귀찮으면 리본, 날개, 단추 모양의 브로치를 구해 달면 된다. 의외로 귀엽고 로맨틱하다.

튜닝맨들의 아이디어들은 시장에도 재깍 반영되고 있다. 캔버스화 전문업체인 '컨버스'는 지난 주 스탬프, 전사지, 브로치 같은 부속품(1000~3000원)을 '셀프 팩토리'라는 시리즈로 출시했다. 또 싫증날 때마다 커버 패턴을 갈아 끼울 수 있도록 '리필 제품'(7000~1만원)도 판매한다. 붓, 물감, 스탬프, 스탠실판, 드로잉 패턴, 먹지 등 튜닝에 필요한 도구들을 한데 모은 패키지는 1만9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