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생의 추억과 '원만이 아저씨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고려대 정문 앞 지하보도가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4개월 전 바로 위에 횡단보도가 놓이면서 용도 폐기된 후 관할 성북구청이 고려대와 함께 활용 방안을 놓고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서다.

폭 4m, 길이 21m의 이 지하도는 1976년 5월에 만들어졌다. 고려대생의 통학로이자 고려대와 길 건너 제기동 상가를 잇는 통로였다. 1991년 고대 후문에 고대안암병원이 들어서면서 정문 앞 상권은 급속히 쇠퇴했다. 지하도에서 '100원만 달라'며 기다리는 '원만이 아저씨'가 무섭다며 무단으로 차도를 건너다 사고를 당하는 학생도 생겼다.

상인들은 "횡단보도를 만들어야 학생들이 오가기 편해 상권이 되살아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대 쪽은 성북구, 건너편은 동대문구 관할이어서 횡단보도 설치가 쉽지 않았다. 지난 4월 상인들은 숙원을 이뤘다. 상인들은 "지하도가 쓸모 없어졌다"며 성북구에 철거를 요청했다. 성북구는 최근 동대문구 상인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문 건너편 출구를 폐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남은 일은 지하도를 묻어 완전히 없앨 것인지, 아니면 다른 용도로 쓸 것인지 여부. 성북구는 고려대에 학생들 미술작품 전시나 음악공연 공간으로 쓰는 방안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