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선수는 걸어 다니는 광고판이다. 광고 단가는 신체 부분에 따라 차이가 난다. 그래서 흔히 부위별로 가격이 다른 쇠고기에 비유되곤 한다.

모자 정면은 메인 스폰서의 몫. TV 카메라에 잘 잡히고, 인터뷰 장면 등에서 노출 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어떤 선수들은 광고주에게 불만을 표시할 때 선글라스를 모자에 얹어 상표를 가리는 식으로 속을 태운다. 아무런 로고가 없는 민무늬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경우는 커플반지 없이 다니는 청춘남녀와 비슷한 신세로 보면 된다.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모자 정면 다음 비싼 부위는 신체의 왼쪽이다. 골프 중계방송에서 카메라는 어드레스 장면에서 가장 오래, 그리고 가장 가까이 선수를 클로즈업하고, 일단 선수가 공을 치고 난 뒤엔 날아가는 공을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방송에 노출되는 선수들의 모습은 왼쪽에 치우치게 된다.

왼쪽 가슴에는 모자 정면과 같은 메인 스폰서의 로고를 부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왼쪽 소매와 모자 왼쪽엔 메인 스폰서와 다른 회사와 계약해 가욋돈을 챙긴다.

반면, 카메라에 좀처럼 잡히지 않는 모자의 오른쪽이나 오른쪽 소매는 푸대접을 받기 일쑤다.

몸에 붙이는 상표의 개수와 프로 골퍼의 인기는 정비례한다. 골프 여제로 불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경우를 보자. 모자와 왼쪽 소매에 골프용품회사 '캘러웨이'의 상표를 달고 다닌다. 왼쪽 가슴엔 골프웨어 '커터 & 벅(Cutter & Buck)', 오른쪽 가슴엔 일제 자동차 '렉서스', 셔츠 목 부분과 등에는 식품회사 '크래프트'의 로고가 찍혀있다.

물론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오로지 나이키 상표만 달고 다니는 경우도 있다. 최근 5년 동안 1억달러(약 958억원)을 받기로 하고 전속 계약을 맺은 상태이기 때문. 지난 1996년 4000만 달러에 1차 5년 계약을 맺었던 우즈는 이듬해 마스터스 대회에서 사상 최연소인 21세로 우승을 차지, 당시에만 나이키에 약 1억7000만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독 골프에서 꼴찌를 면하지 못했던 나이키는 우즈의 우승으로 골프어패럴 시장 점유율 1위, 골프신발시장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