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사건과 관련, 검찰이 홍석현(洪錫炫) 전 중앙일보 회장을 지난 10일 비공개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을 상대로 중앙일보 회장이던 1996년 12월 에버랜드 CB를 실권(失權·권리를 포기)한 것이 독자적인 판단이었는지,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나 그룹 비서실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를 집중 조사했다. 검찰은 또 96년 중앙일보가 CB를 발행했을 때 이 회장 등이 실권한 것과, 98년 이 회장이 홍 전 회장측에 중앙일보 주식 51만9000여 주를 무상 증여한 것이 중앙일보가 에버랜드 CB 인수를 포기한 데 따른 대가였는지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랜드 사건은 1996년 10월 삼성그룹의 지주(持株)회사인 에버랜드가 발행한 CB 125만4000여 주를 이재용씨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 4명에게 헐값에 배정한 것이 발단이 됐다.
검찰은 홍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침에 따라 삼성그룹 이 회장 부자와 이학수(李鶴洙) 부회장도 이르면 이번주 중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등 조사에서 검찰이 규명할 핵심 의혹은 두 가지. 96년 당시 에버랜드 CB를 이용한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 방안은 누구의 작품이며,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각 계열사들로 하여금 CB를 실권하도록 누가 막후 조정했느냐 하는 점이다.
검찰은 "주인이 바뀌는 중대한 일을 머슴이 알아서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건희 회장과, 이 회장의 수족인 그룹 비서실에 혐의를 두고 있다는 뜻이다. 당시 비서실장은 현명관씨, 차장은 이학수씨였다. 현씨는 지난 6월 말 소환조사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