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이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놓고 말 따로 행동 따로의 행태를 보여 혼란을 야기하는 일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금리=한국은행은 10일 금리를 4.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내수확대를 위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고, 재경부에도 이 같은 뜻을 수차례 전달했다. 재경부도 비슷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여당의 요구와는 정반대로 갔다. 열린우리당은 즉각 반발했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한은이 그런 결정을 내린 전제가 무엇인지 추궁을 해서 잘못이 있다면, 시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또 "지난 2년간 한은이 경기예측을 해왔지만, 실제가 예측치보다 항상 나빴던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도 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장사하는 사람들은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부동산 잡겠다면서 금리를 올리는 것 아니냐"며 "금리를 이렇게 운용해도 되느냐"고 했다.

◆순환출자=열린우리당이 추진해 온 출자총액제 폐지 등 뉴딜 정책은 난기류에 빠져 있다. 김근태 의장은 출총제 조건부 폐지를 내걸었지만, 정부에선 "그러면 순환출자를 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재계에선 "그럴 바엔 차라리 출총제를 그대로 두라"고 했다.

◆부양책·FTA=열린우리당이 "성장률을 올리려면 내수확대책이 필요하다"고 하면, 권오규 경제부총리 등은 "부양책은 부작용만 야기한다"고 했다. 여당이 내놓은 수도권·서비스업 규제 완화책에 대해 정부는 "필요한 것만 선별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적극 추진 의지를 밝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선 열린우리당이 제동을 걸었다.

◆경제계 반응=경제계에선 "정부와 여당이 국민과 기업을 볼모로 파워게임을 하는 듯하다" "말기적 증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여당은 규제를 풀겠다고 하고, 정부는 오히려 옥죄려 하니 기업은 혼란스럽고,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만 높아진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청와대와 정부는 자기 원칙을 지킨다는 도그마에 빠져있고, 여당은 지지율을 올리려고 인기정책을 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