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지난달 '좋은 학교 만들기' 대상에 96개 학교를 선정했다. 교육 환경이 나쁜 학교와 학습 능력이 처지는 학생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전교조가 시비를 걸었다. 학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 교사에게 승진 가산점을 주는 게 승진 경쟁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겠다던 전교조가 정반대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9만 조합원의 '제왕적 교육권력' 전교조는 걸핏하면 '교육정책 발목잡기'에 힘을 동원했다. '평등주의'와 어긋나고 '경쟁 원리'가 조금이라도 적용되면 투쟁에 나선다. 학부모, 학생이 찬성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 때문에 주요 정책이 표류하거나 대폭 축소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반대 투쟁으로 인권과 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시킨 것은 드문 '순(順)기능'이고 사사건건 교육정책에 시비를 건다는 인상을 준다.

교원평가는 교육부의 스케줄대로라면 지금쯤 전국 1만1000여개의 각급 학교에서 전면 실시돼야 했다. 그런데 아직껏 67개 학교에서의 시범 실시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교조가 교원평가가 교사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며 결국 교사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극력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혜옥(張惠玉) 전교조 위원장은 "교원평가는 교사를 채찍질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서열화, 등급화 논리"라는 이상한 주장을 편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학사모) 등이 교원평가를 적극 지지하고, 세계적으로 교원평가가 대세인데도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차등 성과급 확대 역시 교사 간 경쟁을 유발한다며 철야농성에 반납투쟁을 벌이는 등 끝까지 반대하고 있다. 세상이 경쟁인데 교사만 예외로 하라는 것이다.

학업 경쟁력 관련 정책도 무조건 반대다. 초등학생 3학년에게 실시하려던 기초학력 진단평가는 전교조의 제동으로 3% 표본 실시로 축소됐다. 전교조는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면화되면 주입식 교육과 문제풀이식 교육으로 학교 현장이 황폐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자립형사립고, 외국어고, 국제중학교 설립도 반대다. '귀족학교'라는 것이다. 꼭 부유층만 들어간다는 법이 없는데도 "부유한 계층의 자녀가 이들 학교에 들어가 좋은 대학에 가고 사회에서 출세하게 돼 교육 양극화를 심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수준별 교육 역시 우열반 편성 등 부작용을 이유로 반대한다. 장 위원장은 한 인터뷰에서 "한 학급에서 70%의 아이가 낙오한다. 30%의 경쟁력을 높인다고 나머지를 절망케 해서 잘 먹고 잘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다양한 교육수요를 학교 안으로 흡수하고 저소득층에게 양질의 교육·보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중인 방과후 학교도, 초등 1, 2학년 영어수업도 전교조에겐 투쟁 대상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전교조의 억지에 질질 끌려 다닌다는 점이다. 이인규 서울 미술고 교감(아름다운 학교 운동본부 사무총장)은 "반대만 하는 전교조도 문제지만 제대로 관철시킬 능력도 의지도 없는 교육부 탓도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