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보〉(200~239)=하변 패(覇)가 마지막 관건. 이 하찮아 보이는 공방이 전체 승부를 좌우할 수도 있었다니 쉽게 믿어지지 않는다. 우선 흑 ?의 팻감을 외면하고 하변 패를 해소해 버리면 어찌 될까? 참고도 8까지의 코스로 단숨에 우상귀의 주인이 바뀐다. 쌍방이 초읽기 2개씩만을 남긴 채 계가하랴, 팻감 살피랴 필사적인 종반이 계속되고 있다.

50여 수에 걸친 기나긴 패싸움은 백이 238로 굴복하고 흑 239로 잡음으로써 일단락. 승부도 비로소 결정됐다. 흑이 이기긴 했으나 차이는 고작 1집 반의 미세한 승부. 따라서 흑이 하변 패에서 굴복을 받아내지 않은 채 그냥 235로 중앙을 잡았더라면 백도 '가'로 버텨 승부도 알 수 없게 됐을 것이다. 팻감이 많아 양쪽을 다 챙길 수 있었던 것은 흑으로선 천행이었다.

이 바둑은 장장 279수까지 이어졌으나 239수 시점에서 승부가 났으므로 이후는 총보로 넘긴다. 국제 무대 세 번째 출전 만에 처음 승리를 거둔 홍민표가 환한 얼굴로 검토실에 나타났다. 승리란 모든 시름을 잊게 만들고, 주위 사람들까지 흐뭇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204 210 216 222 228 234…△, 207 213 219 225 213 237…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