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머리를 쓰지 않고 축구하는 선수는 대표팀에서 버티기 힘들게 됐다. '베어벡 코드'의 핵심은 '생각하는 축구'였다.
6일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첫 소집 훈련을 가진 핌 베어벡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체력과 정신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축구하는 두뇌가 중요하다. 전략뿐 아니라 조직에 대해서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어벡은 "선수는 언제 올라가고 언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할 것인지를 이해해야 한다며 "축구는 기본적으로 판단의 연속이므로 누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을 내리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임 감독은 그런 면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로 백지훈(FC서울)을 꼽았다. 베어벡 감독은 "백지훈은 많은 경우 올바른 판단을 내리며 어떻게 공을 처리해야 할지를 안다"면서 "물론 그걸로 충분하다는 뜻은 아니며 큰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했다.
대표팀 재소집은 6월 25일 독일월드컵대표팀 해산 이후 40여일 만이다. 총 36명의 소집대상 선수 중 해외에서 뛰고 있는 김동진(러시아 제니트) 김진규(일본 주빌로 이와타) 등 추후 합류예정자 7명을 제외한 29명이 소집에 응했다. 첫날부터 선수들은 6인1조(골키퍼 포함 7인1조) 미니게임을 1인당 4차례나 소화하는 등 땡볕 속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베어벡 감독은 팔짱을 끼고 선수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경우가 많았고, 홍명보 코치와 압신 고트비 코치가 앞장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했다.
이날 미니게임에서는 안정환(뒤스부르크), 김정우(나고야), 오범석(포항), 박주영(FC서울), 조용형(제주), 신영록(수원) 등이 골맛을 봤다. 조용형은 두 차례나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공을 차내는 혁혁한 '전과'도 올렸다. 선수들은 깊숙한 태클을 시도하는 등 첫날 미니게임은 실전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했다.
베어벡 1기는 낯선 얼굴들이 많아 선수들끼리도 서먹한 분위기. 터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이을용(FC서울)은 "나도 모르는 얼굴이 많아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면서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된 만큼 분발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 최고참이 된 그는 "앞으로 잘못하는 후배들의 군기도 잡을 것"이라고 '경고'를 보냈다. 처음 태극 마크를 달게 된 김동석(FC서울)과 이강진(부산)은 "감독이 요구하는 영리한 축구를 보여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대표팀은 16일 타이베이에서 대만과 2007 아시안컵 예선전을 치른다. 베어벡 감독은 10일까지 36명 중 20명의 최종 명단을 추려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