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가 최근 하나로텔레콤의 'TV 포털' 서비스인 '하나 TV'를 제재하겠다고 나섰다. 방송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한다. 하나 TV는 사실상 방송 서비스인데도 방송위의 事前許可사전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나 TV'는 TV 방송 후 12시간이 지난 프로그램과 영화 등을 인터넷으로 내려 받아 TV로 보는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다. 지난달 24일부터 상용 서비스가 시작됐다.
방송위는 그간 기업들이 방송과 통신을 융합한 신기술 사업을 벌일 때마다 번번이 制動제동을 걸었다. 주문형 비디오 서비스보다 한 단계 앞선 인터넷TV(IPTV) 사업이나 초고속 휴대인터넷(와이브로)에 대해서도 이를 방송사업으로 보고 규제하겠다며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KT를 비롯한 통신업계는 몇 년째 IPTV 상용 서비스 준비로만 아까운 시간을 죽이며 시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장비 제조업체들도 투자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의 境界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일본,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IT산업을 키우기 위해 방송·통신 간의 벽을 허물고 규제를 대폭 풀었고, 기업들도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IPTV만 하더라도 전 세계 200여 개 통신업체들이 현재 사업 中중이다.
한국만 낙오자다. 방송은 방송위가, 통신은 정통부가 관할한다는 낡은 칸막이가 방송과 통신이 합쳐지는 새로운 기술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 최고 수준의 초고속 인터넷망과 무선 인터넷 기술을 가지고도 한국은 이를 활용할 IT 기술과 뉴미디어 서비스 개발에서 외국에 밀려나고 있다.
정부도 이런 문제를 깨닫고 작년 3월 국무조정실에 방송통신구조개편 TF팀을 구성하긴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할 것인지, 국무총리실 산하로 둘 것인지를 놓고 입씨름만 벌이다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최근에 다시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가 출범했지만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부처 간 다툼으로 정부 정책이 몇 년째 겉돌고, 'IT 强國강국'의 기반은 무너져 내리는데 정부의 조정기능을 손에 쥔 청와대와 총리실은 무얼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