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金秉準) 교육부총리가 두뇌한국(BK)21 사업 이전에 제자가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을 교묘히 편집한 뒤 유명 학술지에 발표하고 이를 BK21 사업실적으로 올려놓은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31일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김 부총리의 국민대 교수 시절 제자였던 장모씨는 '지방자치단체 인력계획에 관한 연구: 기능별 공무원 정원관리모형을 중심으로'(230쪽 분량)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제출해 1999년 6월 박사학위를 받았다. 당시 김 부총리는 장모씨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였고 논문 심사위원을 맡았다.
김 부총리는 그러나 장씨의 논문을 19쪽짜리로 요약해 같은 해 12월 한국정책학회에서 발간하는 '정책학회보'에 '지방자치단체의 기능별 공무원 정원관리 연구'라는 논문으로 바꿔치기해 발표했다. 내용을 줄이고 제목을 약간 수정했을 뿐 제자의 논문을 그대로 옮긴 것이었다. 김 부총리는 논문저자인 제자 장씨의 이름을 맨 위에 올려놓고 자신과 조모 교수 등 다른 2명을 공동저자로 올렸다.
김 부총리는 또 이 학술지 논문을 그해 9월 시작한 BK21사업의 연구실적으로 버젓이 올려 놓았다. BK21사업은 반드시 사업 선정 이후 발표된 논문만 제출토록 하고 있다. 김 부총리는 국민대 교수 시절인 1999년 9월~2002년 8월 BK사업을 진행했다. 1999년 6월 박사학위를 받은 장모씨의 논문은 김 부총리가 공동연구자라 할지라도 연구실적이 될 수 없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BK21사업 이전에 자신이 심사해 통과시킨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까지 BK21 실적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김 부총리는 국민대 BK21팀의 홈페이지에 이 논문을 '국제적 수준 및 전국 규모 학술지 게재 논문' 부분의 사업 수행 실적에 올렸다. 학계에서는 "박사학위 논문을 학술지에 요약해서 발표할 수는 있지만 스승이 제자의 논문에 이름을 끼워 넣어 공동연구자로 올린 일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는 반응이다. 더욱이 김 부총리는 BK21사업자금으로 2억700만원이나 지원받은 뒤 제자의 박사논문까지 BK21 실적자료로 동원했다는 데 대해 학자적 양심마저 저버렸다는 지적이다.
김광웅(金光雄)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제자의 논문에 '무임 승차'한 김 부총리의 행태는 학문 세계의 기본 도리를 저버린 부끄러운 일로 학문적 착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