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단체인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에 대한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압박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불법·과격 노조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 시각이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로 급증하면서 압박이 강해지는 듯한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몇 년 안에 전공노가 와해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경남도의 전공노 와해 작전
최근 압박의 선두에는 김태호(金台鎬) 경남지사가 섰다. 경남도는 불법단체인 전공노 경남본부에 대한 사실상의 와해(瓦解) 작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전공노 경남본부도 김태호 지사에 대한 전면적 퇴진 투쟁을 전개한다는 강경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 간 사활을 건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날 전공노 경남본부에 공문을 보내 창원시 사림동 공무원교육원 내 본부 사무실의 퇴거를 요구한 경남도는 26일 "정유근(44)본부장 등 '불법 전임자' 3명에 대해 업무복귀명령을 내리고, 그동안의 불법 행위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이들이 소속된 진주시장과 하동군수에게 요청했다.
경남도는 또 "공무원노조법 및 정부 방침에 위배되는 전임자 인정 등의 불법 행위를 묵인·방조하는 기관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경남도는 정 본부장 등 3명이 업무복귀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근무지 이탈 등으로 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징계하는 등 '법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전공노 경남본부가 사무실을 비워주지 않을 경우 국공유재산관리법에 따라 시한을 정해 퇴거를 요구한 뒤 수용하지 않으면 강제 퇴거 조치를 취하는 등 원칙대로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해두고 있다.
경남도 고위 관계자는 "지난 5월 합법노조로 전환한 경남도청지부(경남도청 공무원노조) 등을 제외한 도내 20개 시·군에 합법 노조가 들어설 수 있도록 원칙대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혀 사실상 전공노 와해를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전공노 경남본부는 27일 오전 시·군 지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운영위원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안을 논의키로 하는 등 '항전(抗戰)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유근 본부장은 "본부 사무실을 먼저 비워주지는 않겠지만 강제로 폐쇄하면 도청으로 옮겨 투쟁을 계속할 것이며, 업무 복귀 명령을 받아들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인사협약 체결 후 한 번도 인사협약을 지키지 않은 김 지사에 대한 전면적 퇴진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압박 가속화
경남도 뒤에는 행정자치부가 지원하고 있다. 행자부는 지난 1월 공무원노조법 시행 이후 불법단체로 남은 전공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왔다. 한 달이 멀다 하고 지방자치단체들에 공문을 보내 불법단체인 전공노와 협상하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공노가 민주노총에 가입해 불법활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들은 '교부세 지원 감축'을 무기로 쥔 행자부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어서 압박은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엔 5·31 지방선거 직전 전공노측과 '전공노 실체 인정 서약서'를 작성한 20여명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이 행자부측 요청에 따라 서약서를 파기했다.
공무원노조법 시행 6개월이 지나도록 정부의 단호한 입장에 변화가 없자, 합법으로 전환하는 전공노 조직도 늘고 있다. 현재 180여개 전공노 조직 중 서울시 공무원노조, 서초구청 노조, 충북교육청 공무원 노조 등 35개 정도가 신고 후 합법화 됐다.
행정기관 건물 내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전국 100여개 전공노 조직도 조만간 사무실 퇴거 압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경남도를 제외한 행정기관들은 현재 전공노측에 "사무실 공간을 비워달라"는 압박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양측 간 갈등이 커지면 언제 이런 요구가 날아들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정부는 2년 안에 전공노가 와해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양대 공무원 노조 조직인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오는 9월 합법노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게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노총이 합법화 되면 정부는 공노총을 단일 창구로 해 임금협상·단체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전공노가 더 이상 소속 공무원들을 대변해 처우개선을 요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간다는 작전이다. 그러면 자연히 전공노 탈퇴 조직원이 늘어날 것이고, 전공노는 내부에서 흔들려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게 정부의 기대 섞인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