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잠실 고시원 화재는 이 건물 지하 노래방 주인의 방화로 드러났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노래방 주인 정모(52)씨로부터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23일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씨는 경찰에서 "지난해 7월 건물 3층 고시원에 사는 최모(여·39)씨와 만나 사귀어 왔으나 최씨가 최근 만나주지 않은 데다 장사도 잘 되지 않아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사건 당일인 19일 오후 정씨는 이혼한 전처와 술을 마시고 노래방으로 돌아와 최씨에게 세 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최씨가 계속 받지 않자 두루마리 휴지를 소파에 풀어놓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화재 당일 정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을 때 술에 취해 있어서 정씨를 의심했지만 그가 사람을 구하는 데 뛰어들었다는 주변 증언이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22일 고시원 운영자와 건물주를 불러 철제 방화문을 떼어낸 경위 등이 건축법, 소방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조사했으며 24일 입건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23일 오전 서울경찰병원과 서울의료원에서 이번 사고로 숨진 희생자 8명 가운데 7명의 장례식이 유족들의 오열 속에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