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주민등록번호와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노출돼 416번 사용되었고 이 중 280번이 성인인증 용도로 쓰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한명숙 국무총리와 국무위원들의 주민등록번호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작년 초 시민단체들의 실태조사 결과, 조사대상 지자체 118개 중 84개에서 수십 만개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회문제화됐었다. 그런데 이 조사는 일부 샘플링 수준에서만 이뤄진 것이었다. 전수검사를 했을 경우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과정을 보면 건축물 건축과정과 놀랄 만큼 비슷하다. 하지만 결정적 차이점은 건축과정에 비해 제대로 된 감리과정 또는 검수과정이 없다는 점이다. 전문 시공사에 홈페이지를 발주하지만, 발주자는 인테리어나 외관에만 신경 쓰고 토목과 시공이 제대로 되었는지는 전적으로 시공사에 의존하게 된다. 또 수시로 업데이트될 수밖에 없는 홈페이지의 내용과 기술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어, 개인정보의 노출이 일어나게 된다.
인터넷 속에선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정보들이 무한 복제를 통해 전파되고 있다. 그 수많은 정보 가운데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찾게 만들어주는 것이 검색엔진이다. 만약 검색엔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필요한 정보를 찾기 힘들게 돼 인터넷은 반쪽짜리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검색엔진 마케팅은 기업 홈페이지 운영의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찾도록, 즉 트래픽을 증대시키는 가장 확실하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법이 바로 검색엔진을 통한 노출이다.
정보가 검색엔진에 노출되면서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되는 문제는 전적으로 잘못된 홈페이지 구축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철저한 검수와 감리절차 없이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홈페이지가 구축되고 운영되는 한, 인터넷 사용자들은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정보의 노출로 불안에 떨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홈페이지 설계과정에 제3자를 통한 치밀한 감리 절차를 도입해야 한다. 아울러 개인정보 노출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방문객·검색엔진 시뮬레이션 감리'도 필요하다. 이미 미국 등에선 감리를 통해 홈페이지 설계과정부터 원천적으로 개인정보 노출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며, 미 국방성은 군사기밀 보호를 위해 2000여 산하 웹사이트에 '시뮬레이션 감리' 방안을 채택하고 있다.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대부분도 검색엔진 마케팅과 개인·기업 정보 보호 간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감리를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민간, 공공부문에 조속히 이 같은 방안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조웅희 ㈜센터널테크놀로지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