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보〉(144~163)=흑 초(秒)읽기에 돌입. 이제 한 수에 1분을 넘기는 경우는 4회만 허용된다. 5번이 넘으면 시간패다. 흑이 주어진 1분간 최대한 숙고하는 건 당연한데, 1시간이나 남은 이세돌이 오히려 번개처럼 두어 치우기 시작했다. 상대가 생각할 시간을 안 주려는 이른바 '시간 공격'. 하지만 이러다가 오히려 자신이 패착을 놓는 경우도 종종 있다.
144와 145의 교환만으로 요석(要石)인 중앙 백 5점은 무사하다. 참고 1도 1은 2, 4의 맥점으로 탈출한다. 참고 2도 1은 2, 4 후 A와 B가 맞보기. 144가 절묘하게 한 몫 하고 있다. 이 모든 수단을 5초 안에 몽땅 읽어내다니. 그보다도 상대 골탕 먹이려고 자신의 실수 가능성을 무릅쓰는 그 배짱이 더 놀랍다. 146으로 패를 해소해 자신 만만한 표정.
흑은 이제 147 이하로 상변 백의 퇴로를 끊어 중앙 흑과 수상전(手相戰)을 꾀할 수밖에 없다. 157의 불가피한 후퇴가 뼈아프다. 어쨌든 163으로 파호해 수상전의 모습. 이 부근 싸움은 또 어떻게 결말지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