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 및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의원들과의 만찬 간담회에서 미국의 대북 압박 상황을 '선참후계(先斬後啓)'라는 고사성어에 빗대 설명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말은 지휘관이 군율을 어긴 병사를 먼저 처형한 다음 왕에게 장계로 아뢴다는 뜻이다.

일부 신문은 만찬 참석자들을 인용, 노 대통령이 이 말을 미국의 대북 압박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썼다고 보도했다. 한 참석자는"북한이 달러를 위조했다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고 북한에 장부부터 보여 달라는 것","이라크 사태를 보면 미국이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단정해 놓고 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고…"라고 말하는 가운데 '선참후계'라는 말을 썼다고 전했다. 미국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북한을 치려(참) 한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이었다.

노 대통령은 또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선과 악의 대립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설득이 더 어렵다"며 "미국은 우방이라 닦달할 수 없지만 일본과는 붙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참석자가 전했다.

그러나 당시 간담회에 참석했던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정말 잘못됐고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해명했다. 우 대변인은 "미국이 북한 의도대로 가지 않는다는 점을 북한이 너무 모르는 것 같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노 대통령의 '선참후계' 표현이 미국을 비판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