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 지역의 한 초등학교는 한 학급의 30% 정도가 '한 부모 가정'이다. 예전에는 편부(偏父) 또는 편모 가정이라고 했지만, 부정적 뉘앙스 때문에 지금은 '한 부모 가정'이라는 표현을 쓴다. 강서교육청에서 '한 부모 가정' 대책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김규미씨는 "예전엔 어머니가 아이를 많이 맡았지만, 지금은 '한 아버지 가정'이 늘어나면서 친할머니가 돌보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육·정서교육 문제
아버지는 양육과 가사에 서투르기 때문에 아이들은 당장 의식주부터 곤란을 겪는다. 한 끼밖에 못 먹는 아이, 여름에도 겨울 옷을 입는 아이, 심지어 머리에 이가 있는 아이도 있다. 김씨는 "지역의 한 초등학교는 인근 복지관과 함께 각종 행사를 마련해 수익금으로 아이들의 1년 아침 식사 비용을 마련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싱글 대디'가 겪는 어려움이 가장 커지는 시점은 아이가 학교에 진학할 무렵이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사업과 교수는 "양육 경험이 적은 '한 아버지'는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급식, 당번, 등하교, 담임 선생님과의 상담, 사교육, '왕따' 등 온갖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 부모 가정의 경우, 부모의 문제가 아이의 문제로 직결된다. 노 교수는 "'한 아버지'가 일용직이나 비정규직으로 근무할 경우, 잦은 지방 출장, 불규칙한 근무 여건, 낮은 임금 등 때문에 아이들이 겪는 곤란은 더 커진다"고 말했다.
아이가 감내해야 할 문제를 통합적으로 파악하고 사전(事前) 대처할 수 있도록 '가정 지킴이 서비스(홈 헬퍼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소아 질환의 경우, '한 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양 부모 가정'에 비해 공격성이나 우울증 성향이 더 높다고 단정짓기는 힘들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천혜정 이화여대 소비자인간발달학과 교수는 "한 부모 가정에서 자라고 있느냐 하는 문제보다 부모가 아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가 아이들의 심리적 상태에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법적 해결
법적으로는 ?아이를 키우지 않고 있는 부모가 그 아이를 규칙적으로 만날 수 있는가(면접 교섭권) ?양육비 지원을 제대로 받고 있는가 등이 문제가 된다.
이혼 전문인 김재련 변호사는 "재판을 통해 이혼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양육과 면접 교섭 문제에 대해 명확히 적시해 놓는 편이지만, 협의 이혼의 경우에는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아이를 규칙적으로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럴 땐 법원이 나선다. 일례로 서울가정법원의 면접교섭 결정 건수는 2004년 167건에서 지난해 190건으로 14% 늘었고 올해도 1분기 동안 53건을 기록, 이런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2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가족법 개정안이나 정부 대책에는 어느 한 부모가 양육비 지급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부모 명의 재산에 대해 근저당을 설정하거나 국가가 양육비를 선(先)지급한 뒤,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