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의왕·군포에서 귀가하던 20대 여성 3명이 처참하게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 여성 가운데 2명의 시신은 알몸 상태로 풀숲에 버려졌고, 1명은 불에 태워져 유기됐다. 경찰은 5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김모(26·회사원·군포시 금정동)씨를 체포했다.
안양시 안양동에 사는 회사원 윤모(여·22)씨는 지난 5월 15일 밤 11시쯤 실종됐다. 이틀 뒤 윤씨의 현금카드에서는 산본역의 현금지급기를 통해 총 13차례에 걸쳐 284만원이 빠져나갔다. 윤씨는 실종 닷새 만에 지하철 금정역 인근 공터에서 불에 탄 시신 상태로 발견됐다.
의왕시에 사는 대학 2년생 김모(20)씨는 지난달 9일 귀가 중 산본역 부근에서 친구와 통화한 뒤 소식이 끊겼다. 김씨는 3주일 가량 후인 지난 3일 의왕시 청계동 공동묘지 부근 도로 옆 풀숲에서 양손이 결박당한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일 밤 11시쯤에는 군포시 산본동에서 집에 가던 허모(여·27)씨가 실종됐다. 허씨는 5일 오후 3시 의왕시 백운호수 인근의 야산 풀숲에서 역시 숨진 채 발견됐다.
한 달 보름 사이에 반경 5㎞권에서 벌어진 잇단 살인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은 지난 3일 밤 10시쯤 지하철 산본역 현금지급기에서 용의자 김씨가 허씨의 신용카드로 120만원을 빼가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입수했다. 첫 희생자인 윤씨의 돈이 인출된 지급기로, 경찰이 수사를 위해 CCTV를 새로 설치한 곳이다.
5일 새벽 검거된 김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운 내 차가 엉뚱한 곳에 옮겨져 있었고, 차 안에는 뒷면에 비밀번호가 적힌 신용카드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차에서 나온, 여대생 김씨를 묶었던 것과 같은 나일론 끈, 김씨의 캐논카메라, 허씨의 디지털카메라, 그리고 여러 개의 핏자국을 토대로 추궁하자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고 한다. 컴퓨터회사 영업직원인 그는 교통사고 1건 말고는 전과가 없었다.
경찰은 "김씨가 아주 내성적인 성격인 것 같다"며 "카드빚이 1000만원 있어 범행했다고 말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조사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