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정치 경험이 전무한 무명의 여자 대학교수가 '풀뿌리 민주주의' 바람을 일으키며 자민당·공명당·민주당 등 여야 3당이 연합공천한 재선의 현직을 큰 표차로 누르고, 2일 시가(滋賀)현 지사에 당선돼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가다 유키코(嘉田由紀子·56) 교토 세이카(精華) 대학교수. 일본에서 여성 지사가 탄생한 것은 2000년 2월 오사카를 시작으로, 구마모토, 지바, 홋카이도에 이어, 시가현의 가다 당선자가 5번째이다.
가다 당선자는 교토대 농학부 시절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지낸 적이 있으며 대학원 시절에는 인간의 생활과 물 연구에 몰두한 학자. 1979년 시가현으로 이사해 일본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비와코(琵琶湖) 박물관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호수 주변의 농어촌 환경문제와 주민생활을 연구했다.
이번 선거에서 가다 당선자는 건설비 250억엔 대부분을 현이 부담하는 교토 인근 리토(栗東)시의 신칸센 신역사 건립을 중단해야 한다고 호소, 주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유권자들이 가다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것은 시가현이 안고 있는 부채가 8800억엔대에 달하는 등 재정난이 심각한 상황인데다, 신역사 건립으로 환경파괴 가능성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가다 당선자는 유권자들의 이러한 '민심'을 잘 읽어내 '못타이나이'(아깝다)라는 짧은 구호로 '돌풍'을 일으킴으로써 조직력으로 무장한 다른 후보들을 물리쳤다.
가다 당선자는 "정치를 바꾸려는 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의 외침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