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국정 브리핑(www.news. go.kr)'이 하지도 않은 인터뷰를 허위로 꾸며 기사를 게재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국정브리핑은 정부의 여론 조작 우려로 인해 '관제(官製)' 뉴스 시비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문제가 된 기사는 지난 14일자로 사이트에 올라온 '언론도 쟁점만 다루지 말고 객관적 정보 줬으면'이다.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관한 대학생 33명의 생각을 대학별 그룹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한 이 기사의 대체적인 방향은 "대학생들이 FTA를 새로운 기회로 받아들인다"는 쪽이었다.

하지만 이 기사 중 연세대의 한 강의실에서 만난 학생들 인터뷰 내용은 기자가 허위로 작성해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단락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강의실. 일부 학생들이 모여 한미 FTA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이 기사에 등장하는 강영준(연세대 정치외교학과 3학년)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2주 전 국정홍보처가 학과 사무실에 '한미 FTA에 관심 많은 학생 4~5명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해, 저를 포함한 학과 친구들 이름과 연락처를 가르쳐준 적이 있었다"며 "그런데 KTV에서 '국정 브리핑'에 실린 기사를 보고 연락했다며 방송출연을 요청해 무슨 일인가 싶어 '국정 브리핑' 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제가 하지도 않은 인터뷰 내용이 기사로 올라가 있었다"고 말했다.

14~22일‘국정브리핑’에 올라와 있던 허위기사(위)와 인터뷰 대상자로 나왔던 강영준씨의 항의 직후, 수정된 기사. 인터뷰 내용은 다 똑같은데 학교와 학생 이름만 바뀌어있다.

강씨는 "학교에서 기사에 등장했던 다른 친구들에게도 확인해보니, '국정브리핑'측과 인터뷰를 한 적이 전혀 없었다고 했다"며 "22일 오후 기사를 작성한 백창훈 기자에게 항의했고, 몇 분 후 같은 기사에 이름만 순천향대 학생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내용을 마치 기사처럼 내보내다니, 정부에서 앞장서 언론 조작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백 기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정치외교학과 교수께 요청해 학생들 이름을 받았고 대강의 기사를 작성한 뒤 학생들과 통화해 동의를 얻어 기사를 내보낼 생각이었지만 끝까지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연세대 학생들과의 인터뷰 기사는 출고하지 않았고, 학교(순천향대) 후배들에게 연락해 기사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세대 학생들 이름이 들어간 인터뷰 기사는 29일 밤 현재까지도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 및 블로그를 통해 폭넓게 확산돼 있는 상태. 기사를 쓰지 않았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닌 것이다.

김은미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말이 안 나온다. 정부가 보도의 형태를 통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정홍보처는 '국정 브리핑'에 일간지, 잡지 등에서 활동한 취재기자 10여명을 채용, 정부 정책과 관련한 홍보성 기사를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