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물빼기 대작전'이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29일 SK-한화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에는 마치 수해 복구 현장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경기 시작 43분 후인 오후 7시13분. 갑작스럽게 쏟아진 집중호우로 경기가 중단됐다. 우천 취소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선 30분 안으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 엄청난 양으로 쏟아지던 비는 언제 그랬냐는 듯 7분 만에 멈췄고 경기 취소 여부가 애매해졌다.
하지만 이미 그라운드는 빗물이 흥건하게 고인 상태. 심판원들은 우천 취소와 경기 속개 여부를 결정짓기 위해 심판실로 향했다. 경기 시작 후 우천 취소는 심판의 권한이다. 심판원들이 그라운드를 잠시 비운 사이 SK 프런트와 아르바이트생, 경기 진행, 일부 팬 등 30여명이 일제히 그라운드에 몰려나와 배수 작업에 착수했다. 남은 시간은 20분. 20분 안에 심판에게 양호한 그라운드 상태를 보이는 게 급선무였다. 3연승을 달리고 있는 SK는 1회말 1사 2,3루서 피커링의 행운의 안타로 2득점, 경기 속행 의지가 강했다.
SK 관계자들은 연신 미끄러지고 엎어지며 배수 작업에 몰두했다. 배수를 위해 스펀지, 그라운드 손질용 밀대, 쓰레기통까지 총동원됐다. 20여분간의 숨 가쁜 작업끝에 빗물이 고였던 자리엔 어느새 마른 흙으로 메워졌다.
하지만 이들의 수고에도 불구하고 결국 노게임이 선언돼다. 윤상원 주심은 그라운드의 흙 상태는 양호하지만 잔디가 젖어 부상 위험이 많다고 판단, 우천 취소를 결정했다. 이들의 노력을 지켜본 SK 선수단은 미안한 듯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 인천=스포츠조선 김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