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給食) 중단 사태로 학생, 학부모의 불편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학교 위탁 급식을 하는 대기업들이 잇달아 사업을 포기하거나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학교측은 전적으로 위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직영(直營) 급식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정부 역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결국 학생, 학부모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게 됐다. 이런 가운데 CJ푸드시스템 이외의 다른 업체가 식자재 등을 공급하는 학교에서도 최근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은 27일 동원캐터링, SF캐터링, CJ푸드시스템이 위탁급식을 맡고 있는 서울 중랑중, 광영여고, 광영고, 홍대부여고 등 4개 학교에서 지난 22일 324명의 학생이 설사를 하는 등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중 서울 양천구 신월동 광영고에서는 피해 학생 5명이 입원했다.

또 에버랜드가 음식재료를 공급한 경기도 동두천여중에서도 지난 15일 학생 82명과 교사 4명이 구토와 설사를 하는 등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이후 발생한 급식사고 환자는 전국 34개교 2638명이며 급식이 중단된 학교는 103개교로 잠정 집계됐다.

이처럼 학교 급식 전체가 불신받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학교 위탁 급식 1위 업체인 CJ푸드시스템이 26일 사업 포기를 선언한 데 이어, 2위 아워홈과 3위 에버랜드 등도 사업 확장은커녕 그간 급식 사업을 꾸준히 축소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식중독 사태 이전부터 CJ푸드시스템은 2003년 168개였던 초·중·고 학교 급식사업장을 올 들어 107개로 줄였고, 한때 43개를 운영했던 에버랜드도 최근 29개까지 줄였으며, 신세계푸드 등 다른 대기업들도 최근 2~3년 새 학교 급식 사업을 축소해 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 학교, 학부모 등 당사자들의 급식에 대한 입장이 모두 다른데도 기업체에만 무한책임을 지우려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굳이 무리하며 학교 급식 사업을 확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이처럼 학교 급식에서 연쇄적으로 이탈할 경우 당장은 영세한 업체가 맡을 수밖에 없게 돼 급식사고 위험이 오히려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직영 급식으로의 전환도 막대한 비용과 절차 등을 감안할 때 쉬운 일이 아니다. 일선 학교에서는 직영 급식을 하다 사고가 날 경우 학교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 등으로 직영 급식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기업의 잇따른 '학교 급식 포기' 또는 축소 움직임이 급식대란의 장기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