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최고의 무대인 월드컵에서도 결국 승부를 가르는 것은 기본기다.
대표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거둔 1승1무1패의 성적은 한국 축구의 가능성과 보완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국이 비교적 선전한 원동력은 체력과 스피드, 압박 능력이 국제적인 수준에 올랐던 덕분이다. 하지만 답답할 정도로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졌던 것은 볼 컨트롤과 패스 같은 기본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스페인 선수들은 처음 공을 받는 순간, 이미 다음 동작을 위한 준비작업이 끝난다. 완벽하게 자기 공을 만든 뒤, 드리블이나 패스·슈팅으로 연결한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공을 연결받은 뒤 두세 차례는 공을 만져야 자기 공으로 만들 수 있었다. 이 차이는 전체적인 경기 흐름과 템포로 이어진다. 한국이 공격과 수비에서 늘 시간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의 공격이 단조롭고 답답했던 것은 결국 패스 능력의 부족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독일이 스웨덴과의 16강전에서 보여준 패스 게임을 생각해보자. 발라크 등 미드필더들은 상대가 압박을 시도하려는 순간, 정확하고 빠른 패스로 공격 방향을 전환하며 스웨덴 선수들의 힘을 뺐다. 또 결정적인 공격 시기에는 클로제의 허를 찌르는 날카로운 패스가 이어져 두 골을 뽑아낼 수 있었다.
한국은 대부분 수비가 예측 가능한 쪽으로만 패스가 연결되고, 그나마도 속도가 느렸다. 결국 상대의 압박에 당하고,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어렵게 되는 것이다. 선수들의 전술적인 움직임이 부족했던 것도 원활한 패스 게임을 어렵게 만들었다. 패스를 주고받는 선수 이외에 제3, 제4의 선수가 동시에 빈 공간으로 움직여 줘야 상대를 힘들게 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런 기본기는 물론 어렸을 때 제대로 배워야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의 많은 실전 경험을 통해서도 축적된다. 이영표와 박지성, 이을용 등 해외파 선수들이 독일에서도 전혀 위축되지 않고 제 기량을 발휘했던 것도 기본기와 경험을 갖추고 있었던 덕분이다. 한국축구가 앞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결국 가장 기본적인 데 눈을 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본지 해설위원·세종대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