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팬들의 주머니를 공략하기 위해 축구 클럽과 스폰서 기업들이 쏟아 붓는 돈은 가히 천문학적이다. 영국·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독일 등 유럽 5개국 축구클럽의 티셔츠, 스카프, 완구 판매시장이 무려 70억유로(약 8조7500억원)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유럽에서 다른 어떤 스포츠보다 축구 마케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스페인 스포츠 마케팅 대행사인 하바스 스포트의 파올라 로드리구에즈 마드리드 지점장은 "스페인 현지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5억유로(약 6250억원)를 투자하는데 축구에 80%가 집중돼 있다. 축구 편중 현상은 영국, 이탈리아 등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독일 지멘스가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에 지급한 스폰서 비용은 연간 2340만달러(약 230억원)에 이른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새 스폰서가 된 미국 보험그룹 AIG는 연 1500만파운드(약 270억원)를 냈다. 소니는 FIFA 공식 스폰서가 되면서 연 3800만달러(약 370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프로축구 리그를 독점 중계하는 카날 플뤼스(Canal+)는 중계권을 지키기 위해 매년 6억유로(약 7500억원)를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카날 플뤼스는 유료 가입자가 20% 이상 늘어나는 등 투자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970·80년대 유럽 축구를 선도했던 독일 분데스리가도 스포츠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TV중계권 수입이 지난해 3억유로(약 3750억원)에서 4억2400만유로(약 5300억원)로 40% 이상 급증했다.

기업들은 클럽 선수들의 유니폼에 기업 이름을 새기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다. 이로 인해 축구선수들의 몸 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독일 국가대표 미하엘 발라크는 최근 670만파운드(약 120억원)의 연봉 조건에 영국의 첼시로 옮겼다. 발라크와 함께 첼시로 간 우크라이나의 영웅 안드리 셉첸코도 연봉이 600만파운드(약 108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무조건 유명 축구 클럽 스폰서가 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001년 우유 회사 '팔마라떼'는 스페인 최고 인기 클럽인 레알 마드리드의 스폰서 기업으로 선정됐지만 바르셀로나 지역에서는 거의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사이의 지역 감정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