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이 '수락산 타잔'인 말괄량이 동이(8)의 취미는 두 가지다. 하나는 나무 오르기, 또 하나는 수학놀이. "그 어려운 수학을 갖고 논다고?" 하며 사람들이 눈을 동그랗게 떠도 동이는 천연덕스럽다. "진짜 재미있어요. 그냥 놀면 돼요."

동이가 '수학=놀이'로 등치시키게 된 건 순전히 엄마 이원영(37)씨 덕분이다. 온라인에선 '엄마표 수학박사'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주인공. 수학학원 강사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수락산 품앗이 공동육아'에 참가했던 그는, '수학아, 놀자'(한울림)에 이어 '일곱 살 수학'이란 책을 곧 펴낸다. 동이를 수학 좋아하는 아이로 만든 이 엄마의 비결은 뭘까?

"'하나둘셋넷' 하면서 말 놀이를 시작한 게 세 살 때이니 일찍 시작하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아이가 커가면서 관심을 갖게 되는 사물들을 수학놀이의 소재로 삼았던 게 적중했던 것 같아요. 아이가 달력에 관심을 가지면 'D데이' 놀이를 하는 식이죠. 달력에 아이의 생일을 표시해놓고 몇 밤 남았는지 세어가는 거요. 달력 중간중간에 빈 칸을 뚫어 아이에게 숫자를 채워 넣게 하는 것도 재미있어 했어요." 숫자를 알게 됐으면 덧셈 뺄셈으로 옮아가야 하는데, 이 또한 순전히 놀이로 이끌었다. '카드놀이'는 대표적. 자기가 내려놓은 두 개의 카드 숫자가 합해서 '10'이 나오면 가져갈 수 있는 게임이다. 더해서 10이 되는 숫자들의 상관관계를 자연스럽게 터득한다.

동이가 직접 만든 수학 문제집.

'간식놀이'는 '약발'이 가장 오래가는 놀이! 100원짜리, 10원짜리, 1원짜리 등 가짜 돈을 만들어 나눠주고 엄마가 만든 간식을 사먹게 하는 방법이다. 덕분에 동이는 여섯 살때부터 동네 할인마트로 직접 심부름을 다녔다.

"놀이냐, 학습이냐는 한끝 차이인 것 같아요. 순전히 엄마의 마인드에 달려 있죠. 워크북 형식의 학습지에 적성이 맞는 차분한 아이들도 있겠지만, 동이처럼 즉흥적이고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들에겐 놀이로 접근해야 해요."

수백만원대 창의력 교재교구도 마땅치 않은 이씨는 우유곽, 철 지난 달력 등 재활용품을 놀이 재료로 활용한다. 모래놀이, 찰흙놀이, 종이접기, 요리도 이씨와 동이가 즐겨하는 수학놀이. "아이들은 만지는 것으로 세상을 배워요. 특히 도형이 그렇죠. 참외를 직각으로 잘라보고 어슷하게 잘라본 아이들이 도형의 원리를 더 쉽게 이해하는 건 당연해요."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것도 몰라?" 하면서 짜증만 내던 엄마가 놀이 상대로 변신하면 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게 이씨의 전언. "수학은 영어와 달리 아이가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잘할 수 없는 분야에요. 어려운데 그걸 생각해내야 하는 과정을 즐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 있어요. 옆집 페이스에 말려들지 마세요. 결국은 엄마의 불안감이 아이를 지치게 하니까요. 큰 농사를 초반에 망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