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보〉(28~36)=왕시(22·王檄)는 2004년 초 끝난 제9회 삼성화재배 때 이세돌에 이어 준우승까지 했던 강자. 중국 랭킹 5위란 꼬리표가 그의 국내 위상을 말해준다. 4월 초 끝난 제6회 리광(理光)배에선 뤄시허(羅洗河) 구리(古力) 창하오(常昊) 등 세계적 강자들을 연파하고 우승했다. 군웅 할거의 중국 바둑계에서 현재 당당한 타이틀 홀더란 뜻이다.

어지러운 난전이 계속된다. 28은 ? 두 점을 꼭 살린다기보다는 활용하겠다는 의미. 흑은 여기서 11분을 투입하더니 다시 29란 최강수를 들고 나온다. 백이 당장 참고 1도 1로 젖혀오면 6까지 맞싸워 A와 B를 맞보겠다는 뜻. 결국 35까지 흑은 요석 ? 두 점을 잡았고 백은 좌하귀와 하중앙 백을 연결하는 절충이 이뤄졌다.

33에 13분을 장고한 것은 이 결말의 수지(收支)를 따져보기 위한 시간. 초반부터 펼쳐진 격렬한 몸싸움은 '호각(互角)이되 흑이 약간 두텁다'는 평가 아래 일단락됐다. 수순 중 34로 참고 2도 1로 버티는 것은 8까지 백의 무리. 왕시는 36에 헤딩, 또 한 번 무식한(?) 힘 싸움을 외치고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