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개최되는 '6·15 민족통일 대축전'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재일 조총련계 인사인 박용(朴勇)씨에 대해 한국 정부가 입국을 불허한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박씨가 '6·15 공동선언실천 일본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자격으로 '6·15 민족통일 대축전'에 참석해 공식활동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주일 한국 대사관에서 한국입국에 필요한 '여행증명서'를 내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씨는 2004년 '민경우 간첩사건' 당시 배후 조종 인물로 지목된 바 있다.
재향군인회와 3군 사관학교 총동창회 등 군 관련 5개 단체와 국민행동본부는 지난 9일 '조총련계 간첩'인 박씨를 수사하라는 고발장을 대검찰청에 접수했다. 이들 단체들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에 가입하고 간첩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씨와 함께 해외대표단의 일원으로 6·15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곽동의(郭東儀)씨의 입국 허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곽씨도 1978년 대법원에 의해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재일한국민족통일연합'(한통련)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한편, 재일민단은 12일 도쿄의 중앙본부에서 전국 지방본부 단장과 산하단체장 연석회의를 열어 조총련과의 화해선언을 둘러싸고 의견조정을 벌였으나, 참석자들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집행부 사퇴'를 요구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민단 중앙본부의 하병옥(河丙鈺) 단장은 지난달 17일 재일 조총련을 방문해 '6·15 행사 공동참석' 등의 내용이 포함된 공동성명을 전격 발표, 이후 민단 조직이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다. 하 단장은 이날 회의 참석자들에게 "일주일간의 시간만 주면 최근의 사태에 책임 있는 인사를 처분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런 요청이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며, 지도부 탄핵이 발의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