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協商협상이 지난 9일 미국 워싱턴에서 끝났다. 이번 협상은 농업, 섬유, 자동차 등 대부분 부문에서 두 나라 입장이 크게 엇갈려 앞으로 협상 전망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한미 FTA 협상이 잘 마무리돼 우리 경제가 다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 정부 하기 나름이다. 정부의 協商力협상력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쉬운 일은 아니다. 경제규모가 한국의 16배에 이르는 세계 최대 경제대국과 일대일로 맞붙어 우리 정부가 對等대등한 경기를 벌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한미 FTA 협상에선 우리의 국가적 力量역량과 資源자원을 모두 동원할 수 있어야 한다. 통상교섭본부나 협상단에만 맡겨둬서 될 일이 아니다. 칠레는 미국과 FTA 협상을 벌일 때 민간부문 이해당사자와 자문단을 협상장 옆방에 머무르게 하고 수시로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협상 아이디어를 구하면서 동시에 국민들을 說得설득하는 효과까지 거둔 것이다. 싱가포르는 민간기업들과 함께 워싱턴에 대표단을 보내 미국 기업들이 美미·싱가포르 FTA 협상에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도록 직접 로비를 벌였다.
협상력을 높이려면 우리 내부체제부터 정비해야 한다. 산업계를 포함해 다양한 민간부문 전문가들을 끌어들여 對美대미 협상전략을 마련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FTA로 피해를 보게 될 집단에 대한 보상체계를 갖추고, FTA를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 비전과 方案방안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이 FTA에 기대를 걸고 정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확신을 갖고 국민 설득과 대책 마련에 앞장서는 리더십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 3월 '국민과의 대화'에서 "개방하고 경쟁해야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며 FTA를 傳道전도했던 대통령의 모습은 지지세력이 벌떼처럼 반대운동에 나서자 슬그머니 사라졌다. 이후 관료들도 홍보사이트 '국정브리핑'에 글을 올리는 것쯤으로 국민 설득을 다했다는 듯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이래서야 정부가 협상 테이블에서 인정사정없이 밀어붙이기로 소문난 미국에 맞서 샅바나 제대로 쥘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