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리는 독일이 10일 오전 1시(한국 시각)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와 개막전을 치른다.
5월 FIFA 랭킹과 역대 성적을 비교하면 코스타리카는 독일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FI FA 랭킹은 독일 9위, 코스타리카 26위. 독일이 본선에 15차례 나가 세 번 우승한 반면 코스타리카는 1990년과 2002년 두 차례 본선에 올랐을 뿐이다. 16강에 진출하지도 못했다. 독일이 개최국 이점을 살려 개막전 징크스를 깰지, 코스타리카가 대회 첫 이변의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간다.
머리 쓰는 클로제 헤딩의 달인… "코스타리카 잡고 생일 자축"
1978년 6월 9일생. 독일의 골잡이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자신의 28번째 생일날 월드컵 개막전에 출전한다. 클로제는 "코스타리카전 승리로 생일을 자축하겠다"면서 "독일 대표팀은 물론 팬들에게도 자신감을 심어주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4년 전에는 아무도 나를 몰랐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며 두 번째 출전하는 월드컵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2002 월드컵 때 무명에 가까웠던 클로제는 '머리'로 전 세계 축구팬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전 헤딩 해트트릭을 비롯해 5골을 모두 머리로 만들어내며 득점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런 활약으로 '고공 폭격기'라는 별명과 함께 월드컵 사상 가장 많은 헤딩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득점왕(25골)에 오르며 절정의 골 감각을 보인 클로제는 이번 대회 1호골의 주인공이 되겠다며 벼르고 있다. 헤딩뿐만 아니라 오른발 슈팅을 더욱 날카롭게 가다듬은 클로제는 "4년 전보다 1~2골 더 넣고 싶다"면서 득점왕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팀 동료인 루카스 포돌스키와 마찬가지로 클로제도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9세 때 부모를 따라 독일로 이민을 오면서 축구를 시작했다.
축구선수인 아버지와 폴란드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의 어머니로부터 뛰어난 운동신경을 물려받았다. 어린 시절 체조를 한 덕분에 공중제비를 도는 골 세러모니를 할 만큼 유연성도 좋다.
겁 모르는르는 슈바인슈타이거 22세 신예 독일 전차… '총알 프리킥' 장착
지난달 31일 독일과 일본 간의 평가전. 독일이 1―2로 뒤지던 후반 35분, 고슴도치처럼 가운데 머리카락을 쭈뼛 세운 독일 선수가 훌쩍 뛰어올랐다. 일본 골문 앞으로 날아온 프리킥은 그의 머리를 거쳐 골로 연결됐다. 2대2. 독일 관중은 그에게 갈채를 보냈다. 독일의 신예 미드필더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22·바이에른 뮌헨).
영국 일간지 이브닝스탠더드는 괴상한 헤어스타일의 슈바인슈타이거에게 '미스터 수세미'란 별명을 붙였다. 그러나 독일 전문가들은 그의 실력을 주목하라고 한다. 베켄바우어 독일월드컵 조직위원장은 "눈을 뗄 수 없는 선수"라고 했다.
왜 슈바인슈타이거를 '비밀 병기'로 꼽을까? 1m80, 76㎏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수비 1~2명을 따돌리고 측면을 파고든다. 그러고는 정확하고 강력한 오른발 크로스를 올린다. 크로스 성공률이 50%를 넘는다. 오른쪽, 왼쪽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3일 콜롬비아와의 평가전 때는 '총알 프리킥'으로 골을 만들었다. 그는 "이번 월드컵 공인구는 나의 프리킥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고 큰소리 쳤다.
그는 자신감이 넘친다. "월드컵 첫 경기가 긴장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긴장? 전혀, 오히려 재미있을 것 같아 너무 설렌다"고 답했다. 독일 골키퍼 옌스 레만은 "긴장이란 걸 도대체 모르는 친구"라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을 팔아 백만장자가 됐다.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는 그의 아버지는 슈바인슈타이거의 애칭인 '슈바이니'라는 글자가 새겨진 티셔츠를 독점 판매 중이다. 이 티셔츠는 현재 독일 전역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獨 깰 준비한 완초페 코스타리카 희망… "4년전보다 강해져"
"무릎 부상은 아무것도 아니다. 난 100% 준비가 됐다." 코스타리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스타 파울로 세사르 완초페(30)는 자신감에 넘쳐 있다. 8일(한국시각) 훈련을 마치고 격전지인 뮌헨으로 떠나면서 그는 "우리 팀은 4년 전보다 훨씬 조직력이 좋아졌다"며 개막전 이변을 예고했다.
1m93의 장신 공격수인 완초페는 1995년 19세의 나이에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 발탁될 만큼 천부적인 기량의 소유자다. 그러나 축구에 전념하기 전 그는 농구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93년 청소년 대표로 중앙아메리카대회에 출전했고, 미국에서 1년간 농구 유학까지 했다.
하지만 그의 조국은 농구선수가 아닌 축구선수 완초페를 원했다. 미국에서 돌아온 그는 청소년 축구 대표팀에 선발됐고, 95년 프로축구팀 FC 에레디아노에 입단하면서 축구인의 삶을 걷게 됐다. 96년 잉글랜드 더키 카운티에 스카우트된 그는 2004년까지 웨스트햄, 맨체스터 시티 등을 거치면서 세계적인 공격수로 성장했다. 잉글랜드에서만 62골을 기록한 완초페는 2004년 5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받고 스페인 말라가로 이적했지만 이후 부상에 시달렸고 결국 카타르 알 가라파를 거쳐 지난 1월 자신이 프로생활을 시작했던 에레디아노로 돌아와야 했다.
67차례의A매치에서 43골을 터뜨린 완초페는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대신 마지막 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쳐 유럽 무대에 복귀하겠다는 꿈도 갖고 있다. "먼저 코스타리카를 위해 열심히 뛰어야죠. 스트라이커로서 많은 골을 잡아내면 팀과 함께 제게도 좋은 일이 생길 겁니다."
물 먹은 발라크 부상으로 개막전 제외… '기적의 물'로 치료중
미하엘 발라크(독일)가 월드컵 개막전에 뛰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지난 3일 미국과의 평가전 도중 오른쪽 장딴지를 다친 그는 개막을 하루 앞둔 8일까지도 회복하지 못해 코스타리카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002년엔 지네딘 지단(프랑스)이 한국과의 평가전에서 부상을 입어 개막전에 나서지 못했다.
발라크의 비중이 워낙 큰 탓에 독일 대표팀 의무진은 새벽까지 그의 회복에 매달리고 있다. 급기야는 '기적의 물'을 만드는 테라피스트(치료사)까지 동원됐다. 쿠르트 슈바인베르거라는 치료사는 이번 주 초반부터 매일 오전 2시간씩 발라크의 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
그의 방법은 전기 자극을 통해 환자 몸 상태를 알아낸 뒤, 몸 상태에 맞는 물을 만들어 계속 마시게 하는 것. 슈바인베르거는 그 물에 대해 "몸의 자체 치유 능력을 놀라울 정도로 향상시킨다"고 말했다. 언뜻 보면 미신 같지만 이 미신에 전염된 선수는 여러 명 있다. 분데스리가 브레멘 선수들은 경기 전 꼭 그의 물을 마신다. 전반전이 끝난 뒤에도 이 물을 마신다. 마르코 스티어는 "물을 마시지 않으면 뛸 힘도 없어진다"고 말할 정도다. 권투 선수 무하마드 알리, 독일 축구 명장 오트마 히츠펠트도 슈바인베르거의 단골손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