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잘 빠진 남자' 같다. 분명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환호할 액션 영화다.

빠른 속도, 군말 없는 드라마, 예측 불가능한 미래, 애써 날 세우지 않는 감동. '러닝 스케어드(Running Scared)'는 2006년이 찾던 '스타일'을 섬세하게 재현해낸다. 액션 마니아는 물론, 피 튀기는 총격전이나 칼부림 싫어하는 액션 혐오자라도 반할 만큼 매력적이다.

영화는 집에선 성실한 가장이면서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원인 조이(폴 워커)가 '총 한 자루'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내용. 상사 타미가 경찰을 쏜 총을 처분하지 않고 숨겨놨다가 이웃집 러시아 소년 올렉(카메론 브라이트)의 손에 들어가면서 일은 계속 꼬인다.

마피아와 마약거래대금을 빼앗으려는 부패 경찰의 총격전부터 심상치 않다. 공격자와 방어자의 순간순간 움직임이 깔끔하게 교차 편집되고 사이사이 삽입된 섬광과 시간을 늘였다 줄이는 기교는 거친 현실을 판타지로 포장한다. 첫 장면은 전주곡일 뿐, 과거와 현재를 함께 봉인하는 '총알 진로 추적' 장면, 아동 살인마 부인의 악마 그림자 등은 긴장감을 넘어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미션이 주어진 채 이미 정해진 결론(주인공의 미션 성공)으로 치닫는 '막힌 스토리'가 아니라 한 가지 사소한 실수로 인해 방사형으로 뻗어가는 '개방형 스토리'는 긴박감을 더한다.

90년대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등으로 새로운 영화적 스타일을 창조했다고 평가받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좀 수다스러운 데가 있었다면, 웨인 크레머 감독은 군말 없이 질주한다. 화끈하다. 그래도 드라마까지 놓치지는 않는다. 마피아 조직원이면서 한 집안의 가장인 조이와 의붓아버지에게 학대받는 이웃집 소년 올렉 사이에 흐르는 의리는 액션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해외 일부 평단은 이 영화가 쿠엔틴 타란티노의 아류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타란티노 본인은 "당신이 이 영화에 대한 어떤 평가나 의견을 듣더라도 영화를 직접 보기 전까지는 이 영화의 긴장감과 몰입도를 절대 느낄 수 없을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옥에 티는 'fucking'이란 진부한 욕을 '은는이가' 같은 조사처럼 남발한다는 것. 6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