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파리 인근 드랑시의 강제 수용소로 수송한 행위와 관련해 프랑스 국가와 프랑스철도공사(SNCF)가 6일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AFP와 DPA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툴루즈의 행정법원은 7일 유럽의회 녹색당 의원인 알랭 리피츠가 낸 소송에서 국가와 SNCF에 대해 6만2000유로(약 7400만원)의 벌금형을 매겼다. 유대인 강제 수용과 관련해 프랑스 국가와 SNCF가 유죄판결을 받기는 처음이다.

그동안 SNCF는 "나치 치하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권도 있을 수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툴루즈 행정법원은 "당시 SNCF는 나치가 명령한 것 이상의 유대인 강제 이송을 했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1944년 당시 프랑스 남부 툴루즈에 살던 리피츠의 아버지와 세 친척은 1944년 5월 열차 편으로 파리 인근 드랑시의 강제 수용소로 보내졌다. 당시 드랑시는 폴란드의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유대인을 보내기 위한 중간 집결지였다.

프랑스 유대인들에게 공포의 장소였던 이곳에서 리피츠의 아버지와 친척들은 다행히도 살아남았고 전쟁이 끝나자 풀려났다.

하지만 종전 후에도 SNCF는 유대인의 드랑시 수용과 관련해 국가와 민간인들에게 비용 청구를 하는 등 나치가 명령한 것 이상으로 유대인 강제 수용에 적극 동참한 점 때문에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게 됐다.

(파리=강경희특파원 khka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