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납북자 김영남과 모친 최계월씨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밝혀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최근 열차 시험운행 취소 등으로 남북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돌연 이 같은 유화적 조치가 나온 것이다. 왜 그랬을까.

물론 우리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 그러나 북측은 여러 고려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김영남씨가 상봉장에 나와 '나는 자발적으로 온 것이고, 잘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면서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북한은 김영남씨를 통해 상봉장에서 일본에 대한 역공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납치문제에 대해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으나 일본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계속 내놓고 있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또 김씨 입을 통해 자신의 부인인 납북 일본 여성 메구미의 유골을 돌려달라고 일본측에 요구할 수도 있다.

북측의 김씨 모자 상봉 허용엔 이종석 장관이 밝힌 '납북자 문제 해결시 과감한 경제 지원'과 관련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김씨 문제를 두고 주고받기식 대가는 전혀 없었다. 조건없는 모자 상봉 실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전문가는 "북한은 앞으로 우리는 이렇게 성의를 다하고 있는데 말만 하지 말고 과감한 지원을 하라고 직·간접적으로 요구할 것"이라며 "직접 거래는 아니더라도 간접 거래의 한 형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의 압박과 국제사회의 여론에 밀려 취한 조치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DNA 검사 결과까지 나와 북한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한국과 일본의 여론 압박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북한으로 가서 아들을 만나겠다"는 김영남씨의 어머니 최씨의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다. 최씨의 호소는 국내외적으로 큰 호소력을 가질 수밖에 없어 북측이 미리 부담을 없앴다는 측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