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로 지정된 신라 석탑의 깨어져 나간 조각이 지난 40여 년 동안 인근 배수로의 축대에 잡석으로 쓰였다 다시 발견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윤근일)는 7일 최근 보물 1188호 천룡사터 3층 석탑 주변을 정비하기 위해 배수로 조사를 벌이다 이 조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천룡사터 3층 석탑은 각층 지붕돌이 경쾌하게 경사지는 등 서기 9세기 통일신라 석탑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명품으로 꼽힌다. 그러나 탑 1층의 떨어져 나간 부분의 높이와 너비가 각각 40여㎝ 정도여서 석탑의 균형미를 해칠 정도였다.
지난 5월 초순, 비만 오면 물이 넘쳐 탑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는 배수로를 조사하던 중 발굴팀은 조선시대 후기에 처음 쌓은 배수로 위에 1960년대에 새로 쌓은 듯한 현대식 석축을 확인했다. 그 잡석들 속에 천룡사터 3층 석탑의 '잃어버린 조각'이 숨어 있었던 것. 이 팀의 차순철 전문위원은 "하도 천룡사터 3층 석탑을 자주 보아서인지, 이 탑의 떨어져 나간 부분과 모양·크기가 같다는 게 첫눈에 느껴졌다"고 말했다.
발굴팀은 이 돌을 빼내 깨끗하게 씻은 뒤 석탑에 맞춰 보았다. 빙고! 재질도 흑운모가 많은 알칼리화강암으로, 석탑과 같았다. 석탑이 무너진 뒤 부근에 나뒹굴던 '보물 조각'을 1960년대 석축을 쌓는 데 썼던 것. 윤근일 소장은 "석축 주변 돌을 샅샅이 살폈지만 더 이상 석탑을 이루는 원래 돌은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