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최고위원은 4일 "당의 혼란을 방치하기보다는 당이 새로운 길로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 책임지는 일이며, 설사 독배(毒杯)를 마시는 일이 되더라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정동영 전 의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을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 김혁규·조배숙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7일 사퇴하겠다"며 "김근태 최고위원이 의장직을 승계하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신망있고 중립적인 인사로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조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공석이 된다. 그래도 지도부가 곧바로 해체되는 것은 아니며, 김근태 최고위원이 의장직을 승계할 수 있다. 다만 공석인 3명에 대해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당 상황상 보궐선거를 실시하기 힘들며, 최고위원 2명이 정상적 지도력을 발휘하기도 쉽지 않다.
지금껏 열린우리당에선 당규상 5명 선출직 최고위원 중 3명이 사퇴하면 지도부 자동해체라고 설명해 왔으나, 서영교 부대변인은 4일 "해석상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런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비대위를 만들자는 얘기가 나온다. 의장은 평소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의 견제를 받지만, 비대위 의장은 중앙위에서 전권을 위임받을 공산이 크다. 정식 지도부 이상의 권한을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최고위원측은 "비대위 의장을 맡으라는 당론이 정해지면 따를 것"이라고 했다.
새 지도부 구성 문제는 5일 당 중진회의와, 7일 국회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결론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