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실·국장급 공무원들의 계급(1~3급)을 폐지하고, ‘고위공무원단’으로 통합 관리하는 내용의 법령 11개가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는 고위공무원단 소속 공무원 누구나 기존 1~3급 자리에 임용될 수 있게 된다. 연봉도 직무에 따라 서로 달라진다. 공무원 사회의 ‘계급제’를 깨고 경쟁을 도입하는 제도여서, 파장이 클 전망이다.
◆고위 공무원 임용 어떻게?
정부 내 실·국장급(1~3급) 1500여 명은 자동으로 고위공무원단에 포함된다. 현 4급이 고위공무원단에 새로 들어가려면 중앙인사위원회가 운영하는 3개월 교육(고위공무원단 후보자 교육과정)을 받고, 시험(역량평가)도 통과해야 한다.
1500여 개 실·국장급 자리 중 50%는 기존과 같이 각 부처 내 공무원들로 임용된다. 나머지 30%(공모 직위)에는 다른 부처 공무원도 임용될 수 있고, 20%(개방형 직위)에는 민간 인사도 뽑힐 수 있다.
고위공무원단 인사는 점진적으로 이뤄진다. 오는 7월 이후 실·국장급 자리 중 공석이 생기면 장관이 고위공무원단 중에서 후보를 선정해 임용 제청을 하고,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공모직위 후보를 선발할 때는 심사위원의 절반을 다른 부처 공무원 또는 민간인으로 채워야 한다. 개방형 직위 후보를 뽑을 때는 시험위원의 절반을 민간인으로 구성해야 한다. 고위공무원은 근무성적이 나쁘면 면직(免職)될 수 있다. 퇴출되는 것이다.
◆보수는 차등 지급
고위공무원단에는 연봉제가 적용된다. 연봉은 기준급·직무급·성과급으로 구성된다. 기준급은 현행과 같이 근무 연수 등에 따라 4702만~7000만원 지급된다. 직무급은 신설된 것으로, 고위공무원단 임금 제도의 가장 큰 특징이다. 실·국장급 직위를 난이도와 책임 정도에 따라 가~마 5개 등급으로 차등화했다. 가급에는 연 1200만원을 주지만, 마급에는 240만원밖에 주지 않는다. 최고 960만원의 연봉 차가 생기는 것이다.
성과급은 올해 2월 지급 기준으로 연 0~240만원 사이에서 지급된다. 매년 성과급 격차는 더 커진다.
◆장·단점
뛰어난 공무원을 보다 중요한 자리에 배치할 수 있어, 정부 효율성이 높아지게 됐다. 기존에는 우수한 3급 인재를 1급 자리에 쓰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가능하게 됐기 때문. 정년과 계급에 안주하던 실·국장들이 열심히 일하도록 동기부여 하게 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장관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다. 조직 안정만을 생각해 기존 서열을 따져 임용제청 하거나, 공모·개방형 직위에도 타 부처 출신 공무원이나 민간인이 아닌 자기 부처 내 인사를 선발하면 예전과 달라지는 점이 없게 된다. 고위 공무원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정치권 줄대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
◆공무원들 희비 교차
제도 시행 전이라는 '불확실성' 때문에 공무원 사회 전체가 불안해하고 있다. 1~3급뿐 아니라 4급 이하도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신분보장이 2급까지 됐지만, 앞으로는 4급까지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타 부처 출신 공무원 및 민간인과 경쟁해야 하는 자리가 50%나 돼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계급별로 안도하는 부분도 있다. 우선 현 1급 상당수는 한시름 놓는 분위기다. 1급은 언제든지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되는 자리'였지만, 앞으로는 2·3급과 함께 묻어가기 때문에 공직에 좀 더 오래 머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2~3급도 기대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까지는 1급만 차관 승진을 기대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현 2~3급도 발탁될 수 있어서다. 대통령이 차관 인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것이다. 능력을 자신하는 공무원들도 이 제도를 반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