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 거리응원 때의 그 열풍이 올해엔 온라인에서도 일어나도록 만들 생각이에요."
중·고교 시절부터 '축구'와 '그림 그리기'를 함께 좋아했던 청년이 결국 축구 관련 캐릭터를 창조하는 디자이너가 됐다. 그리고 월드컵 열기가 달아오르는 지금,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은 인터넷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 주인공은 미니홈피 싸이월드에서 축구 관련 캐릭터를 디자인하는 최상현(27·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 사업본부 대리)씨. 현재 싸이월드에서 가장 잘 팔리는 캐릭터 6가지 가운데 최씨가 개발한 축구 캐릭터가 3종이다. 불과 2㎝ 정도 크기의 캐릭터에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 모양을 세부적으로 묘사할 정도로 디자인이 섬세하다.
앳된 얼굴의 최씨는 인터뷰 석상에 2002년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등 번호 9번. '사비올라' 이름이 적혀 있었다. 2003년부터 최씨가 만들어낸 축구 캐릭터가 40여 가지나 된다. 축구공을 드리블하고, 골 세러모니를 하는 등 갖가지 자세를 묘사한 앙증맞은 캐릭터들은 네티즌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태극기를 들고 응원하고, 꼭짓점 댄스를 추는 캐릭터도 그의 작품이다. 최근 한국 대표팀 엔트리가 결정되자 곧바로 안정환 박지성 이천수 등 각 선수들의 특징을 절묘하게 잡아낸 캐릭터들을 빚은 사람도 바로 최씨다.
최씨의 그림 솜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유명했다. 3년 내내 교지에 선생님들 캐리커처를 그려 실었을 정도였다. 2000년 대학 컴퓨터공학과 2학년 재학 중에 디자인회사에 취직하면서 캐릭터 디자인을 시작했을 때, 최씨는 그렇게도 좋아하던 축구 스타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2002년엔 홍대 앞 패스트푸드점 계단과 외벽에 지네딘 지단·올리버 칸 등 세계적 축구 스타들의 캐리커처를 커다랗게 그려 넣기도 했다. 그는 3곳의 디자인회사를 거쳐 2003년 SK커뮤니케이션즈에 입사해 소질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 중이다. 그간 디자인 관련 책도 두 권이나 냈고, 디자인아카데미에서 2003년부터 작년 겨울까지 강사로 초빙돼 캐릭터 디자인 과목을 강의했다. 개인홈페이지(sakiroo.com)를 통해 세계 축구스타들의 캐리커처를 계속 올려놓고 있다.
축구에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 좋아하는 그는 축구 실력도 만만치 않다. 회사 축구 동아리의 미드필더로 한 달에 한 번씩 그라운드를 누빈다. 세계 각국의 유니폼 수집도 중요한 취미다. 2002년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쇼핑몰 등을 뒤져 전 세계 축구 유니폼 40여벌을 모았다. 수집에 들어간 돈이 300여 만원쯤 된다. 그 유니폼들을 거의 매일 입고 출근한다. 최씨는 꼭 온라인 응원에만 힘을 쏟는 것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 때요?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시청 앞 광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목청껏 '대한민국'을 외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