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꼭 한국 투수들을 상대로 역사적인 기록을 세우는 걸까?
5년 전엔 박찬호가 본즈의 시즌 71호, 72호 홈런을 허용하더니 29일(한국시각) 경기에선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이 통산 715호 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전날까지 본즈에게 9타수 무안타(볼넷 5개)로 강세를 보였던 김병현은 이날 경기 4회말 무사 1루서 중월 투런 홈런을 내줬다.
볼 카운트 2-3에서 도망가지 않고 바깥쪽 145㎞짜리 빠른 볼로 승부했지만, 본즈는 기다렸다는 듯이 136m짜리 대형 홈런을 만들어냈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베이브 루스를 제치고 통산 홈런 2위가 된 본즈를 기립박수로 맞았고, 경기가 약 5분 가량 중단됐다. 김병현은 "마치 경기가 거기서 끝난 것 같았다"고 했다.
대기록의 희생양답지 않게 김병현은 여유가 넘쳤다. 소속팀 로키스가 6대3으로 이겨 5연패를 끊은 데다 자신도 시즌 3승에 성공했기 때문이었다. "홈런은 야구경기의 일부분일 뿐이죠.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나중에 내 아들이 이날 홈런 장면을 보면서 '아빠가 TV에 나왔다'고 하면 '오케이'라고 말해줄 겁니다."
오히려 미국 기자들을 상대로 농담까지 했다. "4회초에 우리 팀이 한꺼번에 6점을 뽑아 6―0으로 앞서자 (김)선우형이 '구원투수들이 부담 느끼지 않게 홈런 한 개 줘라'고 농담을 했죠. 내가 그만 하라고 했지만 선우형은 저녁을 열 번, 아니 스무 번이나 사겠다며 계속 놀렸어요. 농담대로 됐으니 약속을 지켜야 하겠죠?" 지갑이 얇아질 것을 걱정했는지 김선우는 경기 후 변명을 늘어놓았다. "병현이가 본즈를 거르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죠. 그래서 정면 승부를 하라고 말했을 뿐입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다양한 기사를 쏟아냈다. 그 중엔 본즈의 약물 복용을 비난하는 내용도 있었고,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본즈와 정면 대결을 펼친 김병현을 칭찬하는 내용(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있었다. 내용에 상관 없이 김병현의 이름은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한번 장식했다.
LA 다저스의 서재응은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2와 3분의 2이닝 동안 6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른 류제국(시카고 컵스)도 2회 1사까지 6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