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를 등정하고 내려오던 중 산소부족으로 쓰러진 뒤 사망한 것으로 여겨져 산 속에 버려졌던 호주 산악인 링컨 홀(50)씨가 생존한 채 하루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홀씨는 지난 25일 동료들과 함께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으나 하산 과정에서 고산병으로 환각 상태에 빠진 끝에 쓰러졌다. 함께 등반했던 셰르파들은 그를 구하려고 애썼으나 홀이 의식을 되찾지 못하자 숨진 것으로 여기고 그를 산 속에 놓아둔 채 하산했다. 베이스 캠프에도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26일, 미국 산악인 댄 마수르씨가 이끄는 다른 등반대는 정상에 오르다가 경악했다. 홀씨가 정상 밑 100m 지점에 쓰러진 채 생존해 있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홀씨는 "내가 여기 있는 것을 당신이 보고서 놀랄 것으로 생각했다"고 농담까지 건넸다고 마수르씨는 전했다.

마수르씨 팀은 홀씨에게 산소와 따뜻한 차를 준 뒤 셰르파들의 도움을 받아 600m가량을 하산해 해발 6400m의 베이스 캠프로 후송했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등반 본부의 대변인은 "현재 홀씨의 생명엔 문제가 없으나 고산 지역에서 흔히 나타나는 급성 뇌부종 증세를 보이고 많은 부분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드니=AP·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