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사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교통사고를 가장하여 보험금을 타내는 일반인, 그리고 교통사고 환자들을 전문으로 상대하면서 치료비 등을 편취하는 병원, 마지막으로 사고차량을 대상으로 공임과 부품 값을 부풀리는 정비업소가 있다. 그동안 검찰이나 경찰에서 사고 가장 보험사기범과 병원을 자주 수사했으나, 정비업소에는 수사의 손길이 닿지 않던 중 얼마 전 서울중앙지검의 형사1부 검사들이 정비업소 보험사기를 수사했다.
검사가 그 수사에 나선 계기는 지방에 근무할 때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사망교통사고 사건을 수사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운전자는 고속도로를 주행하는데 갑자기 바퀴가 빠져나가는 바람에 사고가 났다고 무과실을 주장했지만 "왜 댁의 차만 바퀴가 쑥 빠져나갑니까. 바퀴가 바람났습니까?"라고 면박을 줬다.
그런데 정비업소의 보험사기에 대한 제보를 들으면서 스티어링 기어 등을 재생품으로 쓴 경우, 고속주행시 바퀴가 빠져나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다고 한다. 그 운전자가 면박을 듣고 얼마나 억울했을까를 생각하고는 정비업소 보험사기는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범죄이기 때문에 수사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한다.
정비업소의 보험사기수법은 먼저 차량사고가 나면 지나가던 택시가 레커차 회사에 연락을 한다. 그러면 레커차는 재빨리 사고현장으로 달려가, 사고 차를 접수한다. 그리고 거래하는 정비업소로 사고 차를 끌고 가 대당 20여만원의 '통값(사고차 값)'을 받고, 신고해 준 택시는 레커차로부터 수고비조로 5만원을 받는다. 일단 20만원의 기본경비가 들어가 정상적인 공임으로는 수지가 맞지 않아 결국 '통공장(통값을 지급하는 정비업소)'은 '가청', '허위보불사고', '허위공임청구' 수법으로 보험금을 편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먼저 '가청'은 '가짜 청구'라는 뜻인데, 정품을 사용하는 것처럼 보험회사를 속여 정품 부품비를 받아낸 후 재생품이나 비품을 주문하여 수리를 하는 수법을 말한다. 그리고 '허위 보불 사고'란 가해자가 밝혀지지 않은 대물피해사고를 보유자불명의 사고(줄여서 보불 사고)라고 하는데 그 경우, 차량수리비가 전액보험처리 되고 개인부담이나 보험료할증도 없어 보불 사고로 가장하는 사례가 많다. 마지막으로 '허위공임청구'는 쓱 기름걸레질 한 번 하고, 수리했다고 공임과 부품비를 받는 수법이다.
검찰이 정비업소의 보험사기를 수사하자, 서울 송파구, 강동구 일대 정비업소의 보험사기가 사라지는 듯했지만 대부분의 정비업자들이 불구속되자, 한 달만 '가청' 하면 변호사비용이 빠지고 풀려나는데 왜 가청을 하지 않겠느냐면서 다시 가청을 했다고 한다. 결국 보험사기를 막는 것은 법과 제도의 정비,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 엄중한 처벌 외엔 왕도가 없다.
(강영권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부장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