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계의 스타가 한국 국립발레단의 발레 무대에 오른다.
영화 '쉘 위 댄스?(Shall We Dance?)'의 여주인공 쿠사카리 타미요(草刈民代)가 오는 10월 24~28일 국립발레단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현대발레 '카르멘'에서 카르멘 역을 맡는다. 국립발레단(단장 박인자)은 24일 "주한 일본문화원장의 추천을 받아 지난해 12월 쿠사카리 타미요를 초청해 특별 오디션을 열었는데, 영화 배우답게 연기력과 카리스마가 뛰어나 카르멘 역으로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쿠사카리처럼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외국 스타가 우리 발레 무대에 오르긴 처음이다. 최근 캐스팅 통보를 들은 쿠사카리는 "오디션 때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기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발레 작품이라, 한국 관객 앞에서 '쉘 위 댄스'보다 더 큰 사랑을 받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발레단은 쿠사카리의 출연으로 인한 홍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1965년 도쿄에서 태어난 그는 1984년 마끼 아사미 발레단에 입단, 현재까지 주역 무용수로 활약하고 있다. TV와 잡지에서 광고모델로도 활동한 쿠사카리는 1996년 여주인공 키시카와 마이 역을 맡은 영화 '쉘 위 댄스?'가 일본에서 히트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또 이 영화를 연출한 수오 마사유키 감독과 결혼, 언론의 주목을 받았었다. 발레리나로는 '지젤' '백조의 호수' '춘희' '카르멘' 등 고전부터 현대발레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다.
1992년 마츠 에크(스웨덴) 안무로 초연된 '카르멘'은 무용수들이 토슈즈를 신지 않는 현대발레로 이번이 국내 초연이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과 이야기 전개는 비슷하지만 카르멘은 남성적으로, 호세는 여성적으로 재해석했다. 음악도 짜깁기한 것을 쓴다. 쿠사카리는 한국 공연에서 올해 브누아드라당스를 수상한 발레리나 김주원과 카르멘을 나눠 맡으며, 이원철 김현웅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쉘 위 댄스?'의 마이는 명성을 날리던 댄서였지만 좌절 후 댄스학원에서 춤을 가르치는 역할이었다. 이제 나이 40을 넘긴 쿠사카리도 체력이 부치지 않을까. 그는 "'카르멘'은 테크닉보다는 표현력이 중요한 작품"이라며 "내가 한물 간 발레리나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