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이마트 건너편 '예수소망교회'. 이곳 1층에는 통유리와 나선형 나무 계단으로 장식돼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북카페 '책&쉼터'가 있다. 100평 규모의 탁 트인 공간과 베이지톤 인테리어, 잔잔한 클래식 음악 등 분위기가 강남 여느 카페 못지 않다.

북카페는 지난 2003년 10월 교회가 들어서면서 함께 문을 열었다. 이 교회 신도인 황희(60·권사)씨 주도로 마련돼 지금은 커피뿐 아니라 책도 읽고, 다양한 문화 강좌도 열리는 분당 내 '사랑방'으로 발전했다.

"교회 내 쉼터도 필요했지만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이 오가며 편하게 차 한잔 마실 곳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교회에 제안했죠."

이곳을 운영하는 이들은 주부 자원봉사자 70명. 하루 4~5명씩 2교대로 나눠 음료 제조부터 서빙·청소까지 도맡고 있다. 자원봉사자 라온경(48·주부)씨는 "계속 서서 주문받다 보면 어깨가 뻐근할 정도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이 좋아하는 만큼 일도 즐겁다"고 말했다.

보수없이 일하고 있지만 최고급 서비스를 위해 전문 바리스타(커피제조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까지 받았단다. 덕분에 메뉴판에는 에스프레소 콘파나, 아이스카푸치노, 카모마일티 등 '스타벅스' 부럽지 않은 20가지 음료가 즐비하다. 직접 청담동 카페에서 공수해온 빵과 쿠키도 있다. 가격은 1300~3500원으로 대학로 만큼 저렴하다. 자원봉사자들이 매달 1만원씩 회비를 걷어 운영비를 충당한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예수소망교회’의 북카페‘책&쉼터’. 이 교회 신도들의 자원봉사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왼쪽부터 장은숙, 장옥경, 김경자씨. 정아연기자

카페와 함께 운영되는 서점은 1000여종의 기독교 서적뿐 아니라 100권이 넘는 일반 서적과 어린이 영어동화까지 갖춘 '라 비블'. 손님이 원하는 책은 따로 주문도 해준다. 이렇게 자원봉사자들이 나선 덕분에 분당, 수지는 물론 강남에서까지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하루 400~500명. 일요일에는 1000명도 훨씬 넘는다.

황씨는 "넉달에 한번씩 재즈콘서트, 미술 전시회도 열고, 영어교실·승마교실·댄스교실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단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중 오전10시~오후8시. 매주 월요일 휴관. (031)713-9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