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침체돼 있던 제 삶이 갑자기 밝아진 것 같습니다. 나이 마흔에 새로운 목표와 희망이 생겼다고나 할까요."
올해 처음으로 마련된 '대한민국 강릉단오서화대전' 공모전에서 배숙자(40·사진)씨가 한국화 '침묵으로 가는 세월'로 대상을 수상했다. 강원도민일보사와 영동서화예술인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공모전에서는 한국화, 문인화, 민화, 서예, 공예 등 5개 부문에 걸쳐 수상작을 냈다.
배씨의 작품은 "현장에 대한 깊은 인지와 분석, 표현력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씨는 옛 제재소에서 포착한 장면을 화폭에 옮겼다. 그는 "먼지가 쌓여 녹슬고 버려진 기계가 나이 마흔을 앞두고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웬지 끌렸다"고 했다. 배씨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나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한다.
배씨는 강릉 정동진에서 모래조각을 하는 남편 김인덕씨와 함께 예술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프로작가와는 거리가 멀다. 학창시절에는 미술반 활동을 하면서 수채화에 재능을 보였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그러나 붓을 놓지 않고 꾸준히 습작을 했고, 2004년 관동대 사회교육원에서 이경모 교수의 지도를 받으면서 다시 눈을 뜨게 됐다. 배씨는 "스승인 이 교수님이나 남편에게 정말 감사하고 싶다"며 "올 가을에는 국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