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홍명보다. 홍명보도 뛰네."

21일 서울월드컵구장에서 대표팀 훈련을 구경하던 2000여명의 팬들은 홍명보 코치가 포백(four back) 중 중앙수비로 뛰는 모습을 보고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이번뿐 아니라 요즘 대표팀 훈련에서 홍명보는 '반 선수'다. 골키퍼 3명을 포함해 23명으로 구성된 대표팀 내에서 부상이나 컨디션 문제로 빠지는 선수가 있을 경우 어김없이 코치 홍명보가 '대타'로 들어가 수를 맞춰준다. 이날도 김남일이 허리통증으로 훈련 도중 빠지자 홍명보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대표팀의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가 '깍두기'로 변신한 셈이다.

홍명보는 11대 11로 나눠 치른 실전훈련 도중 우측 후방에서 최전방 좌측에 있던 공격수 발끝에 떨어지는 초장거리 '면도날 패스'를 날려 전성기의 기량을 다시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소 훈련 때는 실수도 잦고 힘이 달려 곤욕을 치른다. 때로는 자청해 후배들과 함께 팔굽혀 펴기 벌을 받기도 한다. 대표팀 선수들은 자기들끼리는 실전 뺨칠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압박하면서도 홍 코치가 나타나면 한 템포 늦추는 예의를 차린다. 홍 코치는 "처음에는 몹시 힘들었는데 그동안 함께 훈련을 하다 보니 (선수 시절처럼) 몸이 만들어졌다"면서 "그래도 오늘은 버틸 만했다"고 기염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