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려 자식 세대의 풍요를 보장해야 했던 아버지들은 서운함과 비통함을 감춘 채, 은근히 물러나라고 요구하는 자식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지녔다. 세대 교체의 주역이자 승자는 죽임을 당하는 아버지가 아니라 자식들이다. 아버지의 희생은 드러나지 않는다.'
얼마 전 '가정행복재단'을 세운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가 이 땅의 아버지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책을 펴냈다. 아내와 자녀들과의 관계로 고민하는 남성들과 상담사례를 토대로 펴낸 '아버지를 위한 변명'(리더스북)은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해 '인간적으로' 접근하는 책이다.
'봉건적 가부장제의 산물인 한국의 아버지들 또한 혼자 있으면 쓸쓸함을 느끼는 나약한 존재'라며 이해시키는 저자는 "때로는 가족들의 포옹과 박수가 이기적이고 철없고 권위적인 아버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아버지 스스로의 변화하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현대의 가족은 '힘 센' 아버지가 아니라 '자상한' 아버지를 원하기 때문이다. ?두 살 이전엔 스킨십이 최고 ?네 살을 전후 해서는 긍정적 반응을 보여주기 ?여섯 살 때부턴 적절한 평가 해주기 ?일곱 살에서 아홉 살 시기의 자녀에겐 성취감을 느끼도록 도와주기 등의 지침은 젊은 아버지들에게 유용하다. 중년의 아버지들이 사춘기 자녀와 충돌하지 않고 잘 지내는 비결도 소개한다. ?자녀 또래들 특유의 문화와 가치를 인정하고 이해하라 ?스스로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라?이성문제는 충분한 대화로 균형을 잡아줘라 ?자녀가 바람직한 우상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줘라.
'인생의 가장 소중한 공조자는 아내'라는 대목은 50~60대 이상 장년의 아버지들이 귀 기울여야 하겠다. "참다 못한 아내가 당신 곁을 떠나기 전에 세심하고 자상한 남편이 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는 뜻! 과거의 아버지상과 새로운 아버지상 사이의 갈등에 직면해 있는 남성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