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만 교육팀장

오늘은 선생님의 날입니다. 미래교육을 맡고 있는 선생님들, 참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제자들로부터 마땅히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를 듣고 존경과 감사의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아야 할 날입니다. 이런 날에 상당수 선생님들이 학교 휴업으로 집에서 '스승의 날'을 보내야 하는 현실이 모두를 안타깝게 합니다.

언론에도 불만이 많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언론은 스승의 날을 앞두고 툭하면 '촌지' 문제를 꺼내 선생님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요. 얼마 전 교육당국과 한국교총은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에는 교사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자제해 줄 것을 언론에 요청했습니다. 본지도 이런 요청을 흔쾌히 받아들여 우리 주변의 훌륭한 선생님들을 찾아 소개하는 '선생님, 우리 선생님' 기사를 지난 10일부터 연속 게재하고 있습니다.

이유야 어떻든 전국 초·중·고의 절반 이상이 '스승의 날'에 휴업하는 현실이고, 대다수 교사들이 "차라리 스승의 날에 쉬는 게 마음 편하다"고 하는 상황이라면, 이제 어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스승의 날'은 1960년대 초 충남 강경여고 청소년적십자(JRC) 단원들이 스승의 노고에 보답하는 '은사의 날'을 정한 후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정부는 1982년 세종대왕 탄생일을 스승의 날로 확정해 대통령령으로 공포했지요.

일례로 몇 년 전부터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선생님과 제자, 학부모가 만난 지 두 달여밖에 안 된 시점에서 맞이하는 5월 '스승의 날'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는 것이지요. 선물이 '고마움에 대한 조그마한 성의'가 아닌 마치 '거래'나 '대가'로 비치기 쉽다는 겁니다. 대신 한 학년을 마치는 2월은 선생님의 1년간의 수고에 대한 진정한 감사의 뜻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는 거지요. 2월이 방학 중이라면 겨울방학 직전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정부는 이제라도 선생님, 학부모,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공청회도 열어야 합니다. '스승의 날'에 진정으로 선생님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교원단체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우리 실정에 맞고 대다수가 이해하고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선생님들께도 간곡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리 현실이 못마땅해도 현실로부터 도피하는 식의 모습은 이제 거두었으면 합니다. 언론도 지나친 선정주의적 보도를 자제해야 합니다. 정부도 선생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촌지' 단속행위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것을 신중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내년 '스승의 날'은 문을 닫는 학교가 하나도 없어야 합니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당당히 '스승의 날'을 자축할 수 있는 분위기여야 합니다. 학부모와 학생이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잠시나마 생각하며 정성껏 함께 의논해서 고른 꽃 한 송이와 초콜릿, 사탕, 고마움을 전하는 편지는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미국에서도 학년 말인 5월 '스승의 날'이 있는 주(週)를 '선생님께 감사하는 주(Teacher Appreciation Week)'로 정하는 학교가 많습니다. 감사 카드, 꽃 한 송이, 사탕이나 초콜릿, 집에서 만든 과자 등 요일마다 가져올 선물목록을 지정해주기도 하지요. 내년 스승의 날은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양근만 사회부 교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