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지확장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토요일인 오늘 서울 광화문에서, 내일은 평택에서 대규모 집회를 갖겠다고 예고했다. 그동안 평택을 '제2의 光州광주'라고 선동해온 범대위는 주말 연쇄집회를 아예 '5·18정신 계승대회'로 치르겠다고 벼르고 있다. 경찰은 평택 집회를 원천봉쇄한다는 방침이어서 또 한 차례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를 앞두고 한명숙 총리가 12일 발표한 對대국민 호소문을 보면 기지이전 사업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 앞으로 불법 폭력시위에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말이 없다. "모든 당사자들이 한걸음씩 물러나 냉정을 되찾자" "정부당국도 열린 자세로 주민들과 함께 문제해결의 방법을 찾겠다"는 등의 하나마나 한 소리뿐이다. 범대위 개입 이후 지난 1년간 국방부 혼자 쩔쩔매고 있는 동안 먼산만 바라보고 있던 정부와 정권 사람들이 이제 와서 대화가 부족했다니 장기판의 훈수꾼만도 못한 처신이다.
'평택사태'의 본질은 평택 주민을 볼모로 잡은 외부세력의 反美반미·주한미군철수 투쟁이다. 그러나 총리의 호소문 어디에도 그 외부세력에 책임을 묻는 대목이 없다. 엊그제 총리실 스스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60%가 평택사태는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정치·이념 투쟁'이며 '외부단체가 지역민 생존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으로 나왔다. 정부만 사태의 본질을 모른 체하면서 이 난장판을 피해가거나 외면하고 있을 뿐 국민은 그 실상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이 모양이니 저들이 軍군을 짓밟고 경찰에 몰매를 퍼부으면서 민주투사 흉내를 내고 버젓이 활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범대위 세력에 맞서 기지 移轉이전을 찬성하는 평택주민들과 폭력시위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도 속속 집회를 열겠다고 나서고 있다. 평택사태가 全전 사회적인 이념대결로 확산될 조짐이다. 그 과정에서 또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정부가 제 할 일을 게을리하고 책임을 남에게만 돌리려 해서 빚어지는 어이없는 사태다. 정부는 누구보고 평택에 나서라고 먼산만 쳐다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