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요 대도시들이 부동산 과열(過熱)로 들끓고 있다.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지방정부가 응급 처방을 내놓는 가운데, 광둥(廣東)성 등에서는 민간 차원의 '부동산 불매 캠페인(不買樓行動)'이 확산되고 있다.

베이징(北京)시는 다음달 1일부터 아파트 매점매석 등을 통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부동산업자를 집중 단속한다고 11일 발표했다. 아파트 가격이 지난해 20% 상승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만 17.3% 오르는 급등세를 보이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베이징시는 특히 부동산개발업체가 아파트를 수십 채씩 매점한 뒤, ▲분양이 거의 끝난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서 값을 계속 올리거나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고 ▲실제 판매가격 및 분양률을 속여 발표하고 ▲판매 조건과 맞지 않는 과장 광고를 하고 ▲소비자를 속여 경쟁적으로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개발업자들을 집중 단속 대상으로 정했다.

베이징의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신규 아파트의 미분양률이 60%에 달하는데도 분양가는 치솟는 기(奇)현상을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간에서 가격 농간을 벌이는 악덕 부동산 개발업자들을 근절하겠다는 것이다.

'1호 경제특구'인 선전(深▲)과 광저우(廣州) 등에선 지난달 말부터 '부동산 사지 말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저우타오(鄒濤·32)라는 한 시민이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불을 댕긴 이 운동에는 2주일 만에 1만7000여명의 네티즌들이 서명했다. 10일에는 린하오쿤(林浩坤) 광둥성 국토자원청장 같은 고위 공무원까지 "현 부동산시세는 거품으로, 조급하게 부동산을 살 필요가 없다"며 동참했다. 린 청장은 "3년 후 부동산 가격이 합리적인 수준으로 안정되면 그때 가서 부동산 매입을 고려해도 된다"며 민간의 부동산 불매 캠페인을 적극 지지했다.

저우타오는 "은행 대출로 집을 샀다간 15년간 수입의 절반 가량을 갚아야 하는 팡누(房奴·집의 노예)가 된다"며 "3년 동안 부동산을 사지도 팔지도 말자"고 주장한다. 그는 11일 낮 베이징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실을 방문해, 팡누를 구해달라며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실제 광저우·선전의 부동산 가격은 올 1분기에만 작년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4%, 20% 뛰었다. 하지만 광저우 일대 부동산의 공실률(空室率)은 19%에 이르러 시장 왜곡이 위험 수위에 달했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토지 공급 확대 ▲주택 담보대출 기한(15년) 축소 ▲실제 거주 여부 조사 같은 강력한 행정수단이 포함된 '2차 부동산 종합대책'을 마련해 조만간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홍콩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홍콩=송의달특파원 edsong@chosun.com)
(베이징=조중식특파원 jsch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