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호가 전 국민의 염원을 안고 항해에 나섰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는 울분과 눈물, 땀, 좌절, 재기, 희망이 어우러진 한편의 드라마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에서 처음으로 본선무대를 밟았다. 당시 일본인에게 결코 한국땅을 밟게 할 수 없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일본과의 지역예선 2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치렀다. 한국은 1승1무로 본선행 티켓을 따냈지만 스위스는 '악몽의 땅'이었다.
헝가리에 0대9, 터키에 0대7로 대패했으며, 한국대표팀의 골키퍼 홍덕영은 잠시 서 있을 틈조차 없었다. 이후부터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1962년 칠레대회, 1970년 멕시코대회, 1974년 서독대회, 1978년 아르헨티나대회, 1982년 스페인대회 등 5차례나 지역예선에서 탈락했다.
1958년 스웨덴대회에는 축구협회가 신청서류를 분실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고, 1966년 잉글랜드대회 때는 애당초 불참을 결정했었다. 마침내 1986년 멕시코대회, 무려 32년 만에 본선무대를 다시 밟은 대한민국은 아르헨티나전서 박창선이 월드컵 첫골을 뽑아냈다. 불가리아전서는 1대1 무승부로 첫 승점(1)을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이후 1990년 이탈리아대회, 1994년 미국대회, 1998년 프랑스대회 등 4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하며 아시아 맹주로 자리매김했으나 아쉬움은 남았다. 첫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숙제는 끝내 풀지 못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은 한마디로 '신화'였다. 조별예선 첫경기 폴란드전서 황선홍과 유상철의 연속골로 월드컵 첫승(2대0)을 거뒀다. 미국전은 1대1 무승부. 포르투갈전에서는 박지성이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1대0으로 승리하며 2승1무, 조 1위로 16강에 진출, 전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태극전사와 붉은 악마에겐 거칠 것이 없었다. 대한민국은 16강전서 이탈리아를 연장 접전끝에 2대1로 격파했고, 8강전서 스페인 '무적함대'마저 침몰시키고 꿈의 4강 무대를 밟았다. 준결승에서 독일에 0대1로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가슴 떨리는 추억이었다.
2006년 독일월드컵 개막이 얼마남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이 새로운 신화창조에 나섰다. 대한민국 축구사는 다시 한 번 그들을 위한 페이지를 준비중이다.
(스포츠 조선 =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