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면서도 사업을 하면서도 우주에 대해 상상하고 우주 여행을 소망해온 한 여성 기업가가 드디어 꿈을 이루게 됐다.

미국 통신회사 '텔레콤 테크놀로지스'(Telecom Technologies)의 최고경영자(CEO)인 이란 출신의 아누셰흐 안사리(38)가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여행할 첫 여성 우주 관광객으로 선정됐다고 러시아 연방 항공우주청(로스코스모스)이 9일 밝혔다. 안사리는 지난 2월 가가린우주센터에서 실시된 체력 검증을 가볍게 통과, 지난 2001년 러시아가 상업 우주 비행을 시작한 이후 첫 여성 우주 관광객에 뽑히는 영예를 안게 됐다. 안사리가 우주인으로 등극하는 날은 이르면 오는 9월, 늦어도 2007년 4월이다. 안사리가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할 경우, 여성은 물론 이란 출신으로 우주를 여행하는 첫 인물이 된다. 그가 우주여행에 들이는 비용은 이전의 우주관광객들과 같은 2000만달러(약 187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 연방 항공우주청은 "일본인 IT사업가 에노모토 다이수케(34)가 네 번째 우주 관광객으로 선정돼 훈련 중이지만 상황에 따라 안사리가 우주여행을 우선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성 우주 관광객을 한시라도 빨리 배출하는 것이 러시아가 추진해온 우주관광객 확보에도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현재 미국과 이란이 핵 문제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정책적으로 이란 출신 여성을 우주선에 먼저 탑승시킬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안사리는 이란에서 태어난 뒤 17세 때 미국으로 이주, 남편 하미드와 사업을 시작했으며 미국 포브스지가 선정하는 '세계의 영향력 있는 여성 후보'로 거론돼 왔을 정도로 성공한 기업가다. 그는 학창시절부터 우주에 대한 동경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수년 동안 상업용 우주선 개발과 일반인들의 우주여행 실현에 몰두해 왔다. 이를 위해 1000만달러를 출연, '안사리 엑스 프라이즈(Ansari X Prize)'를 설립하면서 상업용 우주선 개발을 적극 지원해 왔다.

지금까지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한 민간우주관광객은 미국 백만장자 데니스 티토(2001년)와 그레고리 올슨(2005년),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마이클 셔틀워스(2002년) 등 3명이었다.


(모스크바=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