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감상하며 작가와 함께 작품에 관한 대화도 나누며 무료로 제공되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아늑한 문화공간이 있다.
지하철 서초역 1번출구 부근 소소헌 빌딩 지하에 자리잡은 '갤러리행'이 바로 그렇다. 이곳 주인 신정행씨(서양화가·50세)는 "좋은 그림이란 작가의 영혼이 깃든 작품이며, 영혼이 깃들지 않은 작품은 죽은 그림이지요. 저는 훌륭한 화가를 발굴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그런 분들에게는 무료로 대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곳에선 실력은 있으나 형편이 그리 넉넉치 않은 화가들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신정행씨는 대구 계명대 회화과와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10여년간 그림과 조각작업을 계속 했었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한번도 개인전을 열지 못했다고 한다. 결혼후 고시 준비생인 남편을 내조하며 육아와 살림을 하면서 미술학원을 15년간 운영했기 때문이란다. 신씨의 남편은 유명한 중견변호사 엄상익씨(52).

"처음에는 그 동안 접어 두었던 그림을 다시 시작할 저만의 작업공간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내가 지난 세월을 회상해 보니 내 병아리시절 그림을 걸어놓을 공간이 너무 절실하게 필요했던 시절도 있었고 혼자 사용하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씨는 "그러나 무료대관이라고 아무런 조건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신씨가 정한 대상은 경력 25년 이상의 화가. 그런 정도의 세월이 축적되어야 독특한 그림이 나온다고 판단되어서다. 이곳에서는 물론 그림을 살 수도 있다. 그리 크지 않은 작품이라면 한 점에 40만원에서 100만원을 넘지 않도록 정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림이 좋으면 반드시 팔린다는 생각도 변함이 없으며, 안 팔리는 작품에 대해서는 화가가 반성할 부분이라고 한다. 자신이 진짜 실력있는 화가라고 자부한다면, 그래서 무료전시관 이용에 대한 절실함이 있다면 노크해 볼만 한 곳이다.

▲'갤러리행'의 5월 전시일정=6~12일 김상수전, 13~19일 강철기전, 20~26일 민은숙전. 이상 오전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요일은 휴관. 홈페이지(www.galleryhang.com), ☎(02)586-9259.
(김진옥)